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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오픈AI 순환거래, 거품의 뇌관인가

류근웅류근웅 기자· 8/9/2026, 9:02:31 AM· Updated 8/9/2026, 10:34:57 AM

AI 산업은 지금 두 개의 얼굴을 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사상 최대 규모로 데이터센터를 짓고, 다른 쪽에서는 그 돈이 어디서 나와 누구에게 돌아가는지를 두고 시장이 술렁인다. 엔비디아가 오픈AI에 투자하고, 오픈AI는 그 돈으로 엔비디아 칩을 사고, 엔비디아는 다시 오픈AI의 부채에 지급보증을 서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순환거래' 논란이 커졌다.

숫자로 본 캐피털 사이클

모건스탠리 추산에 따르면 아마존·알파벳·메타·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 5대 하이퍼스케일러의 2026년 설비투자는 약 8050억달러에 이른다. 2024년 2610억달러였던 규모가 2년 만에 세 배 넘게 불어난 셈이다. 오픈AI는 오라클과 3000억달러 규모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을 맺었고, 엔비디아는 오픈AI 관련 거래에 최대 7500억달러, 그중 재무보증만 최대 2500억달러를 제공하는 것으로 CNBC 등이 보도했다.

'신용 래퍼'라는 이름의 우회로

오픈AI는 아직 투자적격 신용등급이 없는 스타트업이다. 엔비디아 같은 대기업이 지급보증을 서주면 오픈AI는 더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데, 업계는 이를 '크레딧 래퍼'라 부른다. 머니투데이 보도를 보면 이런 방식의 순환 투자·대출이 반복되며 실제 수요와 자기강화적 수요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골드만삭스 데이비드 솔로먼 CEO도 실적 발표에서 닷컴버블을 직접 언급하며 '일부는 살아남고 일부는 무너질 것'이라 경고했다.

대차대조표 밖에 쌓이는 약정

빅테크의 오프밸런스시트 AI 약정 규모는 약 1조6500억달러로 추산되며, 메타 한 곳의 약정만 4200억달러로 보고된 부채의 세 배 수준이다. 알파벳은 2026년 2분기 들어 처음으로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재무제표에 잡히지 않는 리스·구매 약정이 쌓이는 구조는, 실제 위기가 닥쳤을 때 손실이 어디서 얼마나 터질지 가늠하기 어렵게 만든다.

항목규모
5대 하이퍼스케일러 2026년 capex약 8050억달러
엔비디아-오픈AI 관련 거래 총액최대 7500억달러
엔비디아의 오픈AI 재무보증최대 2500억달러
빅테크 오프밸런스시트 AI 약정약 1조6500억달러

그래도 수요는 진짜라는 반론

이 구조를 전부 거품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SK하이닉스의 2026년 HBM 매출은 약 41조2000억원, 삼성전자는 약 24조원으로 추정되며 두 회사 모두 실적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엔비디아 차세대 플랫폼 '베라 루빈'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HBM4가 나란히 탑재된다. 자금 조달 방식이 복잡하다고 해서 GPU 위에서 실제로 돌아가는 모델 학습·추론 수요 자체가 허구인 것은 아니다.

한국 반도체가 서 있는 자리

문제는 한국 메모리 업계가 이 순환 구조의 최종 수혜자이자 최대 리스크 노출 구간이라는 점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HBM3E 공급망에서 물량 기준 71% 점유율을 갖고 있어, 오픈AI발 자금 경색이 현실화하면 그 충격이 곧바로 한국 수출·설비투자 계획에 전이된다. 정부 보조금이나 산업정책으로 이 리스크를 상쇄하려 들기보다, 개별 기업이 특정 고객사에 대한 매출 집중도를 스스로 관리하고 시장이 신용 위험을 가격에 반영하도록 두는 편이 장기적으로 더 안전한 길이다.


분석 근거: CNBC, 머니투데이, 이투데이, 뉴데일리(biz.newdaily.co.kr), Pinetree Macro Research.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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