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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배 오른 메모리, 59.5% 급증한 매출…청구서는 소비자 몫

류근웅류근웅 기자· 10/3/2026, 9:05:28 AM· Updated 10/3/2026, 10:04:32 AM

2026년의 메모리 호황은 두 장부에 서로 다른 숫자를 적어 넣고 있다. 하나는 2분기 글로벌 D램 매출 1,547억 달러, 전 분기보다 59.5% 늘어난 수익 장부다. 다른 하나는 석 달 새 약 4배로 뛴 DDR5 가격표다. 수익은 반도체 2강의 실적에 쌓이고, 비용은 PC와 스마트폰을 바꾸는 소비자의 계좌로 넘어간다. 이 계산서의 구조를 숫자로 뜯어본다.

59.5% 급증이 말하는 슈퍼사이클

트렌드포스 집계로 2분기 글로벌 D램 산업 매출은 1,547억 달러(약 208조 원)로 전 분기 대비 59.5% 급증했다.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공급을 앞질렀고, 업계 재고가 열흘 치도 남지 않았다는 보도가 이어진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39.4%로 1위를 지켰고, SK하이닉스 24.9%, 마이크론 23.3%가 뒤를 따른다.

업체2분기 점유율
삼성전자39.4%
SK하이닉스24.9%
마이크론23.3%

상승률 곡선은 이미 꺾였다

방향이 아니라 속도가 문제다. 일반 D램 계약가격은 1분기에 전 분기 대비 93~98% 올랐지만, 트렌드포스가 내다보는 3분기 상승폭은 13~18%로 좁혀진다. 가격이 내리지 않아도 오름폭이 줄면 증시는 실적 정점을 먼저 계산한다. 여름철 반도체주 조정과 '피크아웃' 논쟁의 뿌리가 여기에 있다.

구간D램 계약가격 상승률(전 분기 대비)
2026년 1분기93~98%
2026년 3분기(전망)13~18%

소비자가 대신 내는 칩플레이션

16Gb DDR5 칩 현물값은 2025년 9월 6.84달러에서 12월 27.2달러로 올랐다. 모듈러 노트북 업체 프레임워크는 RAM 가격 인상을 선언했고, 마샤블은 2026년 노트북과 스마트폰 가격 인상이 사실상 확정됐다고 봤다. 완제품 값을 못 올리는 업체는 메모리 용량을 깎는 방식으로 같은 비용을 넘긴다. 대중화된 AI의 진짜 값은 챗봇 구독료가 아니라 부품 가격에 숨어 있다.

상하이의 승부수, CXMT

호황의 빈틈을 노리는 자가 있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D램 점유율은 1년 새 4.1%에서 7.6%로 뛰었다(신한투자증권). 7월 27일 상하이 과창판 상장에서 첫날 주가는 471.6% 폭등했고, 약 10조 원으로 추산되는 공모 자금은 범용 D램 증설로 흐를 공산이 크다. 상장 다음 날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코스피가 급락한 것은 시장이 이 리스크를 먼저 계산했다는 신호다.

반론도 분명하다

초이어 지속론의 근거도 단단하다. 마이크론은 2026년 물량이 이미 완판됐다고 밝혔고, 미국 증시에서는 강세가 2027년 이후까지 이어진다는 전망이 나왔다. 상승률 둔화는 하락이 아니라 정점을 향한 완만한 경사일 수 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4분기 계약가격 협상이 먼저 알려줄 것이다.

누가 이 호황을 오래 갖나

한국은 이 국면에서 두 과제를 안는다. 하나는 HBM 같은 고부가 제품의 기술 우위로 벌어둔 시간을, 범용 시장의 중국 추격보다 오래 유지하는 일이다. 다른 하나는 칩플레이션이 기기 값을 밀어 올리는 만큼 데이터센터 확대 비용도 함께 뛴다는 사실을 정책 계산에 넣는 일이다. 이 호황을 어떻게 분배하느냐는 정부 발표가 아니라 가격표가 결정한다.


분석 근거: 트렌드포스(TrendForce) 분기별 D램 매출 집계·3분기 가격 전망, 글로벌이코노믹뉴스·비즈니스포스트 2분기 D램 시장 보도, 신한투자증권 CXMT 점유율 분석, Mashable 프레임워크 RAM 인상 보도.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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