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beTimes
#사회

1학년이 사라진 학교 210곳, 이번엔 서울이었다

류근웅류근웅 기자· 10/10/2026, 1:05:13 PM· Updated 10/10/2026, 1:05:22 PM

저출산이 드디어 물리적 형태를 갖춘 해다. 지난 3월 개학식에서 1학년 이름을 하나도 부르지 못한 초등학교가 전국 210곳으로 집계됐다. 5년 전보다 81% 늘어난 수치다. 농어촌 학교가 문을 닫는 얘기가 아니라, 처음으로 서울과 광주에 '신입생 0명' 학교가 생겼다는 점에서 사건의 성격이 달라졌다.

숫자는 이미 확정된 미래다

교육부가 1월에 낸 「2025년 초·중·고 학생 수 추계 보정 결과」에 따르면 올해 초등 1학년은 29만 8,178명으로, 집계 이래 처음 30만 명을 밑돌았다. 내년부터의 하락폭도 이미 정해져 있다. 합계출산율이 당장 회복해도 이미 태어난 아이의 수는 바뀌지 않는다. 이 표는 전망이 아니라 잔여 일정표다.

연도초등 1학년 수
202629만 8,178명
202727만 7,674명
202826만 2,309명
203122만 481명

2031년이면 올해보다 학생 수가 다시 26% 줄어든다. 초·중·고 전체 학생 수는 2026년 500만 명선이 무너져 2030년 405만 6,402명에 이른다.

116곳에서 210곳으로, 가장자리에서 중심으로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조선일보가 3월 3일 확보해 보도했는데, 입학생 0명 초등학교는 2021년 116곳에서 올해 210곳으로 늘었다. 전북 23곳, 충북 21곳 등 지방이 여전히 많다. 그러나 이번 관전점은 서울이다. 서울은 그동안 재건축·개축 등 시설 사유로만 0명 학교가 있었는데, 실제로 입학생이 없어 0명을 기록한 학교가 처음 나왔다. 지도의 가장자리에서 시작된 소멸이 도시 중심에 도달한 첫 신호다. 3월엔 32개 학교가 문을 닫았고 이 중 26곳이 초등학교였다.

줄이는 산수, 어긋나는 균형

교육부의 대응은 산수에 충실하다. 2026학년도 초등교사 정원을 300명(1.7%) 줄였고, 신규 채용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감축 안을 예고했다. 문제는 비대칭이다. 고교학점제와 과밀학급 해소 명분으로 중등는 수급 계획보다 많은 7,147명을 뽑는다. 같은 세금, 같은 학령인구 곡선 아래서 초등만 압축 대상이 된 셈이다. 감축의 방향보다 균형을 먼저 설명해야 하는 이유다.

반론: 학생 수가 곧 교육 수요는 아니다

교원단체와 현장의 반박도 만만치 않다. 기초학력 보장, 다문화 학생 지원, 학급당 인원 축소 같은 수요는 학생 수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입학생 감소는 학급당 학생 수를 낮춰 교육의 질을 끌어올릴 기회라는 해석도 성립한다. 재정이 무한하지 않은 이상 감축 자체를 물을 수는 없고, 쟁점은 속도와 배분이다.

학교 소멸은 가장 빠른 선행지표다

인구 변화의 사회적 파장은 학교에서 가장 먼저, 가장 선명하게 나타난다. 교실이 빈 뒤에 오는 순서는 정해져 있다. 학교 앞 문구점과 학원가, 통학버스 노선, 그리고 그 동네의 젊은 부모가 다음이다. 0명 학교 210곳은 지역 소멸 통계가 아니라 진행 중인 사실이다. 통·폐합의 속도를 조절하는 행정 기술만큼, 남는 학교에 무엇을 어떻게 배치할지 선택이 지금 결정된다. 1학년이 사라진 자리를 어른들의 미루기로 채우면, 2031년의 22만 명은 지금보다 더 비싼 청구서로 돌아온다.


분석 근거: 교육부 「2025년 초·중·고 학생 수 추계 보정 결과」, 교육부 국회 제출 자료(조선일보 2026.3.3 보도), 이투데이, 노컷뉴스, 세계일보, 에듀모닝 보도.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Related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