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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는 3조, 빚은 106조 늘었다…821조 예산의 두 장부

류근웅류근웅 기자· 2026/10/29 19:10:33· Updated 2026/10/29 19:11:38

반도체 초호황으로 세수가 초과 징수된 해, 나랏빚은 사상 처음 1500조를 넘는 예산안이 국회에 놓였다. 정부가 내세우는 재정지표는 '개선'이지만 장부를 한 장 넘기면 지출 증가율은 역대 최대다. 같은 예산안에서 숫자가 두 개의 방향을 가리키는 이유를 파헤쳐본다.

821조, 증가율 12.8%의 무게

2027년 총지출은 820.9조 원. 전년보다 93조 원이 늘었고 증가율 12.8%로 역대 최대다(뉴스1·아시아투데이 9월 1일 보도). 정부는 반도체 특수로 붙은 세수를 바탕으로 적극재정을 폈다. 대가도 만만치 않다. 국가채무는 내년 처음으로 1500조 원을 돌파하고(한국경제·매일신문), 국고채 발행을 줄여도 이자로만 35조 원이 나간다(마켓인). 정부 추계로 2030년엔 이자비용이 50조 원을 넘는다(동아일보).

지표2027년 예산안
총지출820.9조 원 (+93조, 증가율 12.8% 역대 최대)
관리재정수지GDP 대비 -0.1% (약 3조 원 적자)
국가채무1500조 원 돌파 (전년보다 +106조)
이자비용내년 35조 → 2030년 50조 전망

적자 3조와 빚 106조를 가르는 장치

정부의 자신감은 재정지표에서 나온다. 관리재정수지가 GDP 대비 -0.1%인 약 3조 원 적자로 사실상 균형에 가깝고, 채무비율도 48.3%로 떨어진다(뉴스1). 그런데 같은 장부에서 국가채무는 106조 원 늘어난다(뉴스핌). 적자가 3조로 줄어 보이는데 빚이 세 자릿수로 쌓이는 건, 돈이 일반회계 장부 밖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그 창구가 미래대응기금이다.

162조 기금, 심사자가 약한 돈

핵심 쟁점인 미래대응기금은 162.3조 원 규모로 신설됐다(뉴스1 9월 1일, 정책브리핑). 일반회계와 분리된 기금 성격이라 국회의 편성 심사 통제가 느슨해진다. 국감에선 "기획처가 재경부의 수정요구 10건을 묵살했다"는 이른바 재경부 패싱 논란이 불거졌다(이데일리 10월 22일). 조세연구원은 기금 사업에 현금성 지원이 과하게 섞여 있다고 짚었다(한국경제 10월 27일).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국회 단계에서 협의하겠다"고 답했다(연합인포맥스 10월 23일).

지방 살림에서 30.5조가 빠져나간다

기금 재원 마련이 지방 몫을 잠식한다는 추계도 나왔다. 미래대응기금 신설로 지방재정이 30.5조 원 감소하고, 교부세율을 27.48%로 올려야 상실분이 보전된다는 주장이 예결위 과정에 제기됐다(뉴시스 10월 28일). 경북 시장·군수들의 대책 촉구와 지방계정 사업 15조 원 재손질 요구(부산일보)가 이어지는 배경이다. AI 투자라는 명목의 국고 중앙 집중이 지방 재정을 먼저 비우는 구조다.

반론도 숫자 위에 있다

정부와 여당의 논리에도 근거가 있다. 반도체 세수 덕에 관리재정수지와 채무비율이 개선됐고(뉴스1), 11월 국고채 발행도 당초보다 5조 원 축소됐다(뉴스핌 10월 29일). 성장률을 끌어올리면 빚의 상대 부담은 줄어든다는 계산이다. 다만 이 계산의 전제는 특수가 이어진다는 낙관이다. 정부 전망 자체가 2030년 총지출 1000조 원 시대를 예고한다(헤럴드경제). 호황기에 빚이 100조 원 넘게 느는 구조라면, 반도체 수요가 꺾이는 해에 무엇이 남는지가 진짜 질문이다. 헌법이 정한 예산 의결 시한 12월 2일까지 국회가 162조 원의 심사권을 되찾는지가 그 답의 시작이다.


분석 근거: 뉴스1,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한국경제, 뉴스핌, 이데일리, 연합인포맥스, 뉴시스, 동아일보, 아시아투데이, 부산일보, 마켓인, 헤럴드경제 보도(2026년 9월 1일~10월 29일).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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