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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2배 늘고 적자도 3배…AI 돈은 결국 칩으로 흐른다

류근웅류근웅 기자· 2026/9/30 9:06:55· Updated 2026/9/30 10:33:19

앤트로픽의 투자설명서가 두 개의 얼굴을 동시에 드러냈다. 로이터가 입수한 서류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25년 매출을 12배 불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크는 기업 반열에 올랐고, 같은 해 영업손실 80억6000만달러(약 10조9000억원)를 기록했다. 성장과 적자가 같은 속도로 커지는 구조, 그리고 그 적자의 상당 부분이 엔비디아와 데이터센터의 매출로 이어진다는 점이 이번 사안의 핵심이다.

성장을 증명한 숫자, 한계도 증명한 숫자

확인된 수치를 나열하면 그림이 선명해진다. 매출 약 46억달러, 영업비용 126억5000만달러, 컴퓨팅·인프라 지출 73억3000만달러. 인프라 비용은 전년 대비 3배로 늘었고 영업비용의 절반 이상을 삼켰다. 순손실은 약 420억달러에 이르지만 이 중 340억달러는 전환금융상품 가치변동에 따른 비현금 항목이다. 손익보다 주목할 지표는 따로 있다. 클라우드·컴퓨팅 계약상 예정 지출 5180억달러(약 704조원)다. 이미 서명된 미래의 칩 수요다.

앤트로픽 2025년금액
매출약 46억 달러 (전년의 12배)
영업손실80억6000만 달러 (전년 29억8000만)
컴퓨팅·인프라 지출73억3000만 달러 (전년의 3배)
계약상 예정 인프라 지출5180억 달러
현금성 자산202억8000만 달러

적자는 한쪽의 매출이다

앤트로픽의 인프라 지출이 곧 엔비디아의 매출로 흘러간다는 점에서 이 적자는 일방적인 패배가 아니다. 엔비디아는 9월 28일 자사주 1500억달러(약 203조원)를 추가 승인받아 총 2350억달러 규모의 매입 여력을 확보했다. 2024년 애플의 1100억달러를 넘어서는 미국 기업 사상 최대다. 최근 분기 매출 962억달러, 잉여현금흐름은 2028 회계연도에 3290억달러로 불어날 전망이다. 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성장 자체가 아니라 이 순환구조의 지속 여부다.

엔비디아수치
자사주 매입 가능 총규모2350억 달러 (2028회계연도까지)
최근 분기 매출962억 달러 (사상 최대)
12개월 선행 PER약 16.5배 (15년 평균 30배)

할인 전쟁, 이윤이 아니라 점유율의 싸움

모델 시장의 경쟁은 이미 가격전으로 옮겨갔다. 디 인포메이션 보도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계약 한도에 도달하면 정가 대비 15% 할인을 즉시 끊는 강경 방식을 쓰고, 오픈AI는 신모델 가격을 이전 대비 50% 깎으며 고객을 가져가고 있다. 연 100만달러 이상을 쓰는 기업 고객이 1000곳을 넘었다는 점에서 시장 자체는 확대 중이다. 다만 앤트로픽 매출의 4분의 1이 아마존·구글 두 고객에 몰려 있다는 집중도는 할인전과 겹치며 부담이 된다.

반론: 아마존이 걸어온 길이라는 해석도 있다

적자 확대를 몰락 신호로 읽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아마존과 테슬라는 수년간의 적자 뒤에 지배적 지위를 세웠다. 앤트로픽의 현금성 자산 202억8000만달러는 수 년 치 소진 규모고, 순손실의 대부분은 회계상 비현금 비용이다. 이마케터의 제이콥 본 분석가도 엔비디아에 대해 "지금 속도가 영원히 가지는 않겠지만 수요의 지속성에 대한 깊은 신뢰를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문제는 이런 해석이 사모시장의 낙관 위에서만 검증됐다는 것이고, 2조달러 전망 IPO가 그 시험대가 된다.

한국의 자리는 모델이 아니라 인프라에 있다

같은 주 삼성 계열 6개사는 KKR이 6월 세운 AI 인프라 기업 헬릭스에 10억달러(약 1조3600억원)를 투자했다. 반도체·냉각·건설·GPU 클라우드로 역할을 나눠 데이터센터 전 과정을 맡는 설계다. 한국이 이 시장에서 모델 경쟁으로 뛰어들지 않고 인프라·부품 공급자로 자리를 잡는다는 판단이 읽힌다. 앤트로픽의 5180억달러 예정 지출이 그대로 누군가의 매출이 되는 구조라면, 그 수혜선에 한국 반도체와 냉각·전력 장비가 들어갈 수 있다는 계산이다.

IPO는 사모시장의 낙관이 공모시장의 잣대로 옮겨가는 순간이다. 기업 고객 1000곳이 정가를 감당할지, 아니면 할인전으로 단가가 계속 꺾일지가 704조원 규모의 계약 지출을 지탱할지를 결정한다. 적자의 크기보다 지불 의사가 문제다.


분석 근거: AI타임스(로이터·디 인포메이션 보도 인용) 「앤트로픽, IPO 추진 속 적자 폭 확대」, 「엔지디아, 사상 최대 200조 자사주 매입」, 「"한도 차면 할인 끝" 앤트로픽…오픈AI는 '파격 할인'으로 고객 빼앗기」, 「삼성 6개사, 미국 AI 인프라 기업 헬릭스에 1.4조 투자」.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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