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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일 크라우드펀딩 리포트: 삼성배터리가 이겼다

백영우백영우 기자· 2026. 9. 3. AM 4:26:37· 수정 2026. 9. 3. AM 4:26:37

만원대 갓성비 충전기는 7만원 모금에 그쳤다.

반면 삼성 배터리를 탑재한 무선청소기는 1875만원을 넘겼다. 와디즈 중심 리워드형 크라우드펀딩에 66개 기업이 올린 수십 건 프로젝트 데이터가 보여주는 승부의 결론이다. 공개된 모금액 기준 최다와 최소 사이 격차는 약 293배에 달했다. 소비자의 지갑은 싼 가격이 아니라 희소성과 신뢰에 열렸다는 뜻이다.

여름 문턱에서 갈린 두 부류

집계 시점이 9월 초여서 여름 시즌 상품이 데이터에 다수 포함됐다. 결과는 두 부류로 갈렸다. (주)에스앰에스가 내놓은 3대 동시 고속 충전기는 7만원대에 머물렀고 100단 미니 냉각 선풍기와 초경량 압축 파우치도 각각 15만원대와 36만원대에 그쳤다. 룩앳미의 '입는 순간 -5℃' 냉감 드로즈가 49만원으로 소액 군에서 나아 보였을 뿐 대형 자금과는 거리가 멀다.

식품은 정반대였다. 온과의 500g 킹숭아가 1570만원으로 전체 2위에 올랐다. 과일마이스터의 신품종 거봉 퍼플레이디는 133만원, 3대째 명인농가의 사과썸머킹은 92만원을 기록했다. '1% 미식가만 먹던', '딱 한 달만 볼 수 있는' 같은 희소성 문구가 실제 모금으로 이어진 셈이다.

자금이 몰린 곳 신뢰와 희소성

상위권의 공통분모는 뚜렷하다. 나우홈은 대기업 부품 브랜드인 삼성 배터리를 앞세워 기술 신뢰를 확보했다. 아이큐박스는 플레이모빌과 유럽우주국(ESA) 콜라보레이션으로 글로벌 IP의 힘을 빌려 1558만원을 모았다. 러너핏은 1만원대 러닝 풀세트를 특정 취미 커뮤니티에 정조준해 896만원에 성공했다. 이 네 건이 흡수한 자금만 약 5900만원에 이른다. 가성비 전략이라도 타깃이 분명하면 통한다는 반례로 읽힌다.

진실을 말하는 데 많은 말이 필요 없다더니 시장의 진실도 숫자 몇 개로 압축된다.

AI와 앵콜 새 흐름 두 가지

새로운 축도 나타났다. AI 생산성 도구다. 쏙온의 AI 쇼츠 프로덕션 서비스가 380만원, 알고릭즘(Algorixm)의 비개발자용 AI 서비스 빌더가 179만원을 모았다. 순삭툴 역시 AI 기반 숏폼 메이커를 내걸었다. 코딩 없이 콘텐츠를 만들어 수익화한다는 약속이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 잡는 조짐이다.

지식·문화 상품의 존재감도 컸다. 심연의 서재의 수비학 교과서가 297만원, 오디오북스의 500개 한정 오디오북이 458만원을 남겼다. 트루보의 도난방지 슬링백은 292만원으로 실용 가방의 저변을 증명했다. 재오픈 즉 앵콜 모델도 눈에 띈다. 피플코리아는 25차와 22차 앵콜을 표방한 타월 두 종으로 6만~18만원을 이어갔고 소가죽 컨버터블백으로 130만원을 더했다. 에스앰에스와 룩앳미 등 여러 기업이 연달아 프로젝트를 올리며 펀딩을 일회성 조달이 아닌 정기 판매 채널로 활용하는 중이다.

시장 구조가 바뀐다

이번 데이터가 그리는 시장은 양극화다. 만원대 생활잡화는 오픈마켓과 해외 직구와 정면 경쟁하는 처지가 됐고 차별화 서사 없이는 후원을 끌어내지 못한다. 그와 대조적으로 신뢰를 입증할 브랜드나 IP, 계절 희소성을 갖춘 상품은 소수로도 큰 자금을 끌어모은다. 리워드형 펀딩의 본래 기능인 신제품 수요 검증은 후자 쪽에서 더 선명해질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AI 생산성 도구와 프리미엄 식품 카테고리가 두터워질 것으로 보인다. 앵콜을 통한 장기 판매 전환도 확대될 공산이 크다. 다만 자금 쏠림이 심해질수록 단순 저가 전략의 설 자리는 좁아질 것이다. 희소성을 설계하지 못한 상품은 여름 선풍기와 같은 10만원대 기록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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