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특조위가 진상을 1년 더 쫓는다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1년 더 진실을 쫓는다. 국회 본회의는 3일 위원회의 활동 기한을 1년 연장하는 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같은 날 국정원 직무 확대 법안도 표를 얻었다.
연장이 불가피했던 배경
2022년 10월 29일 서울 이태원의 좁은 골목으로 인파가 몰리면서 159명이 목숨을 잃었다. 참사가 일어난 지 4년 가까이 지났지만 유족과 시민사회는 경찰과 행정기관의 총체적 대응 실패가 온전히 규명되지 않았다고 지적해 왔다. 특별조사위원회는 이 빈자리를 채우려는 장치로 여야 협의 끝에 설치됐다. 참사 전후의 상황 관리와 지휘 계통, 책임 소재를 밝히는 임무를 맡았다.
시간이 걸림돌이 됐다. 법이 정한 기한 안에서 조사와 최종 보고서 작성을 마치기 어렵다는 관측이 힘을 얻었고, 연장 없이 위원회가 해산하면 그간 쌓아온 조사 동력이 원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여야가 연장 필요성에 이견을 두지 않으면서 개정안은 쟁점 없이 가결됐다.
법안의 뼈대와 파급효과
개정안의 골자는 단순하다. 위원회의 활동 기한을 지금부터 1년 더 두는 것이다. 적용 대상은 참사 대응 과정에 관여한 중앙행정기관과 지자체, 경찰 등이다. 위원회는 이 기간에 자료 제출 요구와 출석 조사 등을 계속 진행하고,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책임 규명과 재발 방지 방안을 담은 최종 보고서를 완성하게 된다.
1년의 시간은 확보됐지만 진상 규명의 완성 여부는 조사 결과가 책임 처벌과 제도 개혁으로 연결되는지에 달려 있다.
보고서의 권고가 후속 입법과 기관 개편으로 이어질지가 실질적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연장으로 유족 쪽의 오랜 진상 규명 요구에 제도적으로 답할 시간은 생겼다. 함께 통과된 국정원 직무 법 개정안도 의미가 작지 않다. 국정원이 대응하는 위협의 범위를 넓혀 변화한 안보 환경에 맞춘 직무 조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두 법안은 재가와 공포 절차를 거쳐 시행된다.
합의된 안건과 멈춰 선 안건
이날 본회의는 국회의 이중 구도를 그대로 드러냈다. 여야가 다툼이 없는 법안은 속도를 내서 처리한 반면, 이해가 엇갈린 부동산 법안은 지난달에 이어 또다시 본회의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협상 진전 여하에 따라 남은 안건들의 운명이 갈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연장 처리 자체를 둘러싼 반대는 크지 않았다. 다만 시간을 벌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사 권한이 현장에서 실효적으로 행사돼야 하고, 결과물은 유족이 오랫동안 요구해 온 재발 방지 대책과 만나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는 지적이다. 조사가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면 연장의 의미도 퇴색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의 일정과 전망
개정안은 공포와 함께 시행된다. 위원회는 남은 1년 동안 조사를 마무리하고 최종 보고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의 권고를 국회가 법과 제도로 받아낼지, 부동산 법안의 표류가 언제 풀릴지가 하반기 입법 국면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여야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한 비쟁점과 쟁점을 나눠 처리하는 국회의 행보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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