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5일 조달시장 리포트: 대훈환경도 한 건뿐이다
정부조달 시장에 단일 강자가 없다.
공공데이터로 집계한 조달 실적을 기업별로 펼쳐 보면 특정 대형사로 쏠림 없이 고르게 퍼져 있다. 대훈환경, 주식회사 지앤비플래닝, 삼정엔리베이터,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 등 목록에 오른 기업마다 실적이 한 건에 그친다. 상위 독점이 아니라 다수 참여형인 셈이다. 조달 시장의 진입 문이 생각보다 넓게 열려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집중도가 낮은 평평한 시장
집계에서 먼저 짚이는 특징은 시장 집중도다. 어느 기업도 복수 실적을 쌓지 못했고 참여 기업 전반이 저마다 한 자리씩 차지하는 그림이다. 민간 산업에서 흔히 나타나는 상위 점유율 격차를 여기서는 찾기 어렵다. 대형 수주 경쟁이 아니라 소규모·단발성 계약이 뼈대를 이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계약 주기가 짧은 수시 조달 비중이 높을 것이라는 추정도 따라온다. 물론 한 건 실적이 신규 진입의 첫발인지 기존 거래의 일회성 성과인지는 데이터만으로 가리기 어렵다.
기업 형태에서도 단서가 보인다. 유한회사 산림자원개발, 주식회사 마이샵온샵, (유)남도관광처럼 소규모 법인과 유한회사가 상당수 포함됐다. 대기업 계열보다 중소기업과 영세 사업자가 판을 채우는 구조다. 정부가 운영하는 전자조달시스템 나라장터가 입찰 문턱을 낮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조달청의 중소기업 우선구매 정책과 맞물려 공공 수요가 민간 중소기업의 안정적 판로로 기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환경·산림·설비가 축이고 금융·플랫폼이 새 흐름
업종 지도를 그리면 전통 용역이 넓은 면적을 차지한다. 환경 관리에는 대훈환경과 주식회사 늘품이앤씨가, 산림 분야에는 대경산림개발과 유한회사 산림자원개발이 이름을 올렸다. 설계와 엔지니어링은 (주)한인종합건축사사무소, 주식회사 한빛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에이스톤엔지니어링(주), 주식회사 연암 등이 맡았다. 삼정엔리베이터(주)와 주식회사 혁신안전기술은 설비 유지관리와 안전 점검 같은 공공시설 운영 수요를 대변한다. 공간정보 수요는 (주)금강지리정보가 채웠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전통 용역 밖의 이질적 이름들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주)은 보험사 신분으로 집계에 들어왔다. 주식회사 마이샵온샵은 온라인 상거래와, 주식회사와이블은 모빌리티 서비스와 연결되는 사업자다. 진우에이티에스 주식회사와 인터즈 주식회사는 기술 서비스형 기업으로 읽힌다. 주식회사 태성, 주식회사 새로이처럼 사업명만으로 업종을 가늠하기 어려운 사례도 목록에 있다. 조달 수요가 건설·용역 중심에서 금융과 플랫폼, 기술 서비스로 폭을 넓히는 신호로 풀이된다. 공공기관이 필요로 하는 재화와 서비스의 범위 자체가 다변화하고 있다는 정황이다.
고른 분포가 알려주는 것과 전망
작가 리처드 플래너건은 진실이 과장된 드라마가 아니라 사물의 정밀한 측정 안에 있다고 했다. 그 잣대로 이번 데이터를 읽으면 조달 시장의 진실은 특정 기업의 약진이 아니라 분배 자체다. 개별 기업에는 한 건 실적이 다음 계약으로 건너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 시장 전체로는 수주가 얇고 넓게 깔렸다는 점이 신규 진입을 계속 받아들일 여력을 보여준다.
향후 흐름은 두 갈래로 전망된다. 환경·산림·안전 같은 공공성 강한 영역은 기후대응과 시설 노후화 탓에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공간정보와 플랫폼 등 디지털 기반 영역도 공공 부문의 전산화 수요에 편승해 참여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다만 실적이 한 건에 그친 기업이 많은 만큼 후속 수주로 이어지는가가 각 사의 생존 변수로 꼽힌다. 분산된 시장이 분산된 성과까지 보장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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