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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수지 4개월 연속 흑자…절반은 한국인이 해외 못 가서 얻은 돈

류근웅류근웅 기자· 2026. 9. 7. PM 5:04:43· 수정 2026. 9. 7. PM 5:04:50

매년 100억 달러가 넘는 돈을 해외 여행으로 내보내던 한국의 관광수지가 4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6월 흑자액 5억9천660만 달러는 코로나19 이후 최대다. 숫자만 보면 관광 강국의 탄생이지만, 흑자의 재료를 뜯어보면 반전이 있다. 방한객이 늘어서 절반, 한국인이 해외여행을 포기해서 절반이다.

흑자의 재료, 안에서 나온 게 아니다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에 따르면 6월 관광수입은 27억8천400만 달러, 지출은 21억8천740만 달러다. 수입을 끌어올린 방한객 1인당 지출은 1397달러(약 197만 원)로, 해외로 나간 국민 1인당 지출(1091달러)보다 30% 많다. 그러나 지출 감소 쪽도 만만치 않다.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연합뉴스에 "중동 전쟁 발발로 항공료가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해외 여행이 위축돼 관광수지 개선이 빨라지고 있다"고 짚었다. 원화 약세로 한국인 지갑이 얇아진 것이 흑자의 숨은 주인공이다.

72개월 적자를 깨 성격의 월간 흑자

관광수지는 2020년 3월부터 지난 2월까지 72개월 연속 적자였다. 3월 2억6천380만 달러로 11년 4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선 뒤 4월 1억5천990만 달러, 5월 2억2천50만 달러, 6월 5억9천660만 달러로 반등 폭이 커진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는 사정이 다르다. 2023년 마이너스 103억8천260만 달러, 2024년 마이너스 102억720만 달러, 2025년 마이너스 107억6천40만 달러. 올해도 상반기 누적은 여전히 적자다. 월간 흑자가 축적돼야 연간 흑자가 된다.

2026년 월간 관광수지금액(억 달러)
1월-14.0
2월-11.0
3월+2.6 (흑자 전환)
4월+1.6
5월+2.2
6월+5.9 (코로나 이후 최대)

구멍은 그대로, 일본과 미국

국가별 지출 구조는 바뀌지 않았다. 한국은행 집계로 2025년 대일 여행수지 적자는 57억540만 달러로 1998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다. 한국인 946만 명이 일본에서 13조 원을 쓰는 동안 일본인 365만3천 명은 한국에서 4조 원을 썼다. 대미 적자도 47억1천350만 달러에 달한다. 유일하게 두꺼운 양수는 중국으로, 37억6천980만 달러 흑자다.

2025년 국가별 여행수지 (한국은행)금액(억 달러)
중국+37.7
동남아-20.5
미국-47.1
일본-57.1 (집계 이래 최대 적자)

반론도 있다

김남조 교수는 "한류 확산과 원화 약세로 방한객과 그들의 지출이 늘고 있다"며 관광수지 흑자가 뉴노멀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실제 방한객 1인당 지출은 5월 1324달러에서 6월 1397달러로 올랐다. 인바운드 경쟁력이 좋아진 것은 분명하다. 다만 원화 약세와 항공료는 한국이 통제할 수 없는 외생 변수라는 점이 한계다. 두 변수가 되돌아오면 지출 구멍이 다시 열린다.

관광도 수출이다

연간 100억 달러대 적자는 반도체 한 달 수출보다 큰 돈이 소비 형태로 새어나간다는 뜻이다. 흑자를 버는 나라들이 공통으로 하는 일은 두 가지다. 지방 공항의 해외 직항 노선 확대와 고급 숙박 인프라 확충. 월간 흑자 4개월은 신호일 뿐 성적표가 아니다. 연간 흑자 전환이 확인되기 전까지, 한국 관광의 반등은 '기록'이지 '구조'가 아니다.


분석 근거: 연합뉴스(2026년 8월 8일·7월 25일·6월 22일자 보도),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 데이터랩,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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