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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혁신당 합당에 민주당은 계파 셈법부터 꺼냈다

김근호김근호 기자· 2026. 9. 27. AM 8:43:59· 수정 2026. 9. 27. AM 8:43:59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두 당을 하나로 합치는 '합당'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양당 모두 2028년 총선을 앞두고 각기 다른 명분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합당 논의는 지난 1월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정부 성공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원팀으로 같이 뛰어야 한다"며 전격 제안하면서 수면 위로 올라왔다. 민주당 내부에서 독단적 제안이라는 반발이 이어지자 정 전 대표는 19일 만에 제안을 철회하고 지방선거 이후 논의를 이어가자고 물러섰다.

이중당적 발언에 금 간 관계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이중당적 문제는 빨리 정리하는 게 좋다"고 언급했다. 박병언 혁신당 대변인은 "합당을 먼저 요구한 적 없다"며 이중당적 정리를 선결조건으로 제시한 것은 합당의 의지조차 의심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태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 대표가 교섭단체 기준 완화 추진 의지를 밝히면서 혁신당 의석(12석)보다 많은 15석 기준을 내놓았고, 지난 12일 경기 평택 지역위원회 행사에서는 혁신당을 향해 "지분을 나누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혁신당이 반발하는 배경이다. 이런 가운데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은 '레드팀'을 자처하며 민주당이 발의한 조작기소 특검법과 정부의 부동산·세제개편 정책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정치학자들은 양당의 보법이 모두 2028년 차기 총선을 겨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상병 시사평론가는 21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총선에서 독자 생존이 어려운 혁신당은 결국 민주당과 합당을 할 수밖에 없다"며 "몸값을 높이기 위해 김 대표를 흔들면서 범민주 진영에서 존재감을 극대화하려 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한울 한국사람연구원장도 "혁신당은 지분을 최대한 받는 것을 목표로 협상력을 높이고 자기 존재가치를 인정해줄 것을 압박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민주당의 행보 뒤에는 합당 회의론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손호철 서강대 명예교수는 "민주당의 전략은 중도층을 공략하는 것인데 혁신당과의 합당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김 대표 입장에서는 라이벌이 될 수 있는 조 원장을 견제하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결국 친문 대 친명의 계파 갈등"이라며 "친명인 김 대표 입장에서는 혁신당이 입당하면 민주당 내 친문의 숫자만 더 늘어난다고 생각하고 합당에 부정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합당 여부는 국민의힘의 향방에 달려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박 평론가는 "두 당은 총선 전에 합당할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 입장에서도 경기 평택 재·보궐선거에서처럼 국민의힘에 어부지리로 의석을 내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교수 역시 "총선을 앞두고 두 당이 위기에 몰리면 통합할 필요가 생길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얼마나 강하게 부상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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