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beTimes

장보고N 특별법 통과로 핵잠수함 길 열렸다

모민철모민철 기자· 2026. 9. 29. PM 5:12:35· 수정 2026. 9. 29. PM 5:12:35

한국형 핵추진잠수함 도입의 법적 기틀이 마련됐다.

정부는 29일 국무회의에서 '장보고 N사업' 특별법 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한국형 핵추진잠수함을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특별법으로, 안보 현안을 이유로 통상적인 사업 절차와 규제를 특례로 풀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했으며, 법안은 이후 국회로 넘어가 입법 절차를 밟게 된다.

왜 특별법인가

핵추진잠수함은 디젤 추진 잠수함과 달리 핵연료로 움직여 수중에서 장기간 작전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잠수함의 핵심 전력인 은밀성과 지속 작전 능력이 획기적으로 높아진다.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위협과 주변국의 해양 군비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핵추진잠수함 확보는 오랜 숙원 과제로 제기돼 왔다.

문제는 절차였다. 방위사업은 통상 수년에 걸친 요구성격 확정과 전력화소요 검토를 거친다. 여기에 원자력 안전 규제, 환경 평가 등 일반 법령이 중첩되면 사업 지연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특별법 형태를 선택한 것은 이런 절차적 병목을 미리 제거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법안의 핵심 내용

법안의 골자는 장보고 N사업에 특례를 부여하는 것이다. 사업 추진 근거를 법률로 명시함으로써 예산 편성과 기술 개발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관련 인허가 절차에 신속 처리 원칙을 적용하는 방향이다. 핵추진 잠수함은 원자로를 탑재해야 하는 만큼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기존 규제 체계와의 연결 장치도 필요하다. 법안은 이 같은 부처 간 조정을 위한 거버넌스를 두는 내용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용 대상은 방위사업청과 조선·원자력 관련 기업, 연구개발 기관으로 확대된다. 특히 잠수함 건조 경험을 보유한 국내 방산 조선사에는 대형 사업 기회가 열린다. 3천t급 이상 함정 건조 역량을 갖춘 업계 입장에서 핵추진 시스템 국산화는 기술력 확대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국회를 둘러싼 논쟁

남은 관문은 국회다. 안보 사업이라는 점에서 여야의 반대 논리가 공개적으로 격화할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쟁점은 존재한다. 첫째는 비용이다. 핵추진잠수함 개발에는 수조 원 규모의 예산이 소요될 수 있다는 게 방산업계의 중장 추정이며, 이 과정에서 다른 전력 증강 사업과의 우선순위 논쟁이 불가피하다.

둘째는 원자력 규제 완화의 부작용이다. 일부에서는 안전 규제를 특례로 완화할 경우 국제원자력기구(IAEA) 체계와의 정합성, 핵물질 관리 투명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군 당국과 정부는 잠수함용 원자로의 핵비확산 논란을 통제할 수 있는 설계라는 입장이다. 시민사 일각에서는 사업 전 과정의 투명한 정보 공개와 국회 사후 통제 장치를 법에 명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입법 일정과 전망

법안은 국무회의 통과로 정부 입법 절차를 마쳤으며, 이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국방위원회 심사를 거치게 된다. 정부와 국방부는 회기 내 처리를 목표로 할 것으로 보이며, 여당이 법안 처리에 협조할 경우 연내 입법도 가능한 국면이다. 다만 원자력 관련 특례 조항을 둘러싼 조정이 길어지면 내년 상반기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입법이 완료되면 사업 본격화까지는 장기간이 소요된다. 설계와 원자로 개발, 시운전을 거치는 데 통상 10년 안팎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만큼 법 제정의 의미는 단기 전력 확보가 아니라 장기 해양 안보 전략의 출발점이라는 데 있다. 절차 특례가 실제로 사업 기간을 얼마나 단축할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안전과 투명성이 어떻게 담보될지가 향후 논의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데일리 브리핑 구독

매일 아침 핵심 뉴스를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무료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