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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락 경고하는 LH 사장, 정작 시장 숫자는 '과열'을 말한다

류근웅류근웅 기자· 2026. 10. 12. PM 5:10:18· 수정 2026. 10. 12. PM 5:53:50

국가가 세운 주택사업자의 수장이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이성훈 LH 사장이 12일 국회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에서 꺼낸 경고다. 이상하다. 급락을 앞둔 시장에서 공기업 사장이 대출을 더 끊으라고 조언하는 일은 드물기 때문이다. 펼쳐진 숫자들은 정반대 방향, 즉 과열을 가리킨다.

'정부 기조 아닌 사견'이 시장을 흔든다

이 사장은 지난달 30일 15억원 이하 주택에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 6억원 한도를 추가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서도 입장을 고수했다. 생애최초 구입자에게 주택담보인정비율(LTV) 70%를 허용하는 특례를 시장이 "경쟁적으로 집을 사들이는" 데 활용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이게 정부 기조는 아니라 제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공기업 수장의 발언이 정책과 무관하다는 해명 자체가 시장에는 그대로 각인된다.

숫자는 급락이 아니라 과열을 가리킨다

한국부동산원 8월 연령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서 서울은 준공 20년 초과 구축이 전월보다 1.21% 올랐다. 준공 5년 이하 신축(0.88%)보다 빠르다. 월 1%대 상승이 이어지는 속도는 급락과는 거리가 멀다. 같은 달 서울 아파트 거래의 79.9%는 15억원 이하 주택에서 일어났다. 서울시가 중저가 실수요 거래 증가 탓으로 돌린 이 흐름은, 가격을 밀어올리는 힘이 대출에 기대는 청년·서민 수요에서 나온다는 뜻이기도 하다.

구분 (서울, 8월)전월비
준공 20년 초과 구축+1.21%
준공 5년 이하 신축+0.88%

금리는 이미 방향을 바꿨다

LH 사장이 근거로 든 "금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은행은 2025년 5월 2.50%까지 내린 기준금리를 2026년 7월 2.75%, 8월 3.00%로 두 달 연속 올렸다. 변동금리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이미 커진 상태다.

시점기준금리
2025년 5월 29일2.50%
2026년 7월 16일2.75%
2026년 8월 27일3.00%

이 사장이 2021년 정점 이후 고금리 국면에서 집값이 내려온 사례를 근거로 든 것도 이 대목이다. 다만 그 하락은 기준금리가 0.50%에서 3.50%까지 오르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지금의 인상은 2.50%에서 출발했다. 같은 금리 수준이라도 출발점이 다르면 가계가 견디는 힘은 다르다.

반론: 조이기는 없는 사람부터 막는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수도권 규제지역에서 15억원 이하 주택을 사려면 현금 9억원이 있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김은혜 의원은 생애최초 대출을 줄이면 청년·신혼부부의 내 집 마련이 막힌다고 물었다. 대출 한도 축소 발언이 '마지막 대출 기회'라는 인식을 만들어 오히려 매수를 재촉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가계부채 리스크를 방치하자는 뜻이 아니다. 리스크를 줄이는 수단과 순서를 두고 다투는 것이다.

대출이 아니라 공급이 본업이다

이 사장 스스로 "공급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 집값을 낮추는 두 수단, 대출 조이기와 물량 늘리기 가운데 공기업이 맡은 쪽은 뒤쪽이다. 규제 조이기는 지렛대에 기댄 마지막 수요자부터 문다. 공급 확대는 그 부담 없이 가격을 누른다. 급락을 경고할 수 있을 만큼 물량이 쌓이면 시장은 스스로 안정을 찾는다. 사장의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를 가리는 것도 결국 물량이다.


분석 근거: 한국경제(2026.10.12 LH 사장 국감 발언 보도, 한국부동산원 8월 연령별 매매가격지수 인용 보도), 이데일리(2026.10.12 LH 사장 국감 발언 보도), 한국은행 기준금리 공시 자료.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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