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삼성 vs 물량 70% SK하이닉스, HBM4의 새 적은 CXMT다
한국 메모리 두 강이 HBM4 시대의 판돈을 나눠 가졌다. 삼성전자는 2월 '세계 최초 상용 HBM4 출하'라는 타이틀을,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차세대 플랫폼 물량의 70%라는 실속을 챙겼다. 그런데 10월 12일 상하이에서 중국 CXMT가 차세대 메모리 기술 진전을 발표하자 삼성전자 주가는 하루 만에 4%, SK하이닉스는 3%씩 무너졌다. 승부가 끝나기도 전에 판 자체가 흔들린 셈이다.
'세계 최초'의 상징, 70%의 실속
삼성전자는 2월 12일 상용 HBM4 출하를 발표했다. 일관된 전송 속도는 11.7Gbps, 최대 13Gbps까지 끌어올렸고 로직 베이스 다이에 4nm 공정을 얹었다. 회사는 2026년 HBM 매출이 전년보다 세 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물량의 무게중심은 따로 있다. UBS는 엔비디아 차세대 '베라 루빈' 플랫폼에 탑재될 HBM4의 약 70%를 SK하이닉스가 공급할 것으로 추정했다. SK그룹은 7월 엔비디아와 5,000억 달러 규모 전략 파트너십을 맺고 2027년 가동 목표의 2GW AI 팩토리와 장기 HBM4 공급계약을 함께 묶었다.
| 구분 | 삼성전자 | SK하이닉스 | 마이크론 |
|---|---|---|---|
| HBM4 첫 판 | 2월 세계 최초 상용 출하 | 루빈 물량 약 70% (UBS 추정) | 48GB 16단 고객 샘플 |
| 주요 행선지 | AMD 차세대 가속기로 알려짐 | 엔비디아 장기 공급계약 | 차세대 AI 플랫폼 |
엔비디아가 잠근 시장
엔비디아는 6월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을 루빈 플랫폼용 HBM4 공급처로 동시에 인증했다. 세 곳을 모두 끌어들인 다변화처럼 보이지만 결과는 반대다. SK하이닉스와의 장기 계약이 AI 메모리 물량을 한쪽으로 몰아넣으면서 AMD 같은 칩 경쟁사는 HBM 확보가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이미 나왔다. 삼성전자의 HBM4 행선지가 AMD 차세대 가속기로 알려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장 전체가 품귄 탓에 가격은 올랐고, 양사는 초대형 이익을 기록했다.
상하이발 3~4%의 경고
10월 12일 CXMT는 자체 트랜지스터 구조에서 핵심 진전을 이뤘다고 발표했고, 사장 차오컨위는 이 구조를 넣은 서버용 메모리를 2026년 안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다음 날 삼성전자는 4%,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3%씩 빠졌다. 기술 내용이 검증되기도 전의 하락이다. 시장이 점친 것은 CXMT의 완성도가 아니라, 한국 두 강의 이익이 '경쟁자 부재'라는 가정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이다.
규제는 시간을 벌지, 격차를 막지는 못한다
미국은 2024년 12월 첨단 HBM의 대중국 수출을 제한했고, 최근엔 CXMT를 겨냥한 HBM 생산 장비·DRAM 규제 추가를 검토 중이다. 돌아온 건 소송이다. CXMT는 미 국방부의 군사연계 기업 명단 포함을 놓고 법적으로 맞섰다. 반론도 분명하다. 엔비디아 쏠림 자체가 리스크라는 지적이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사이클이 꺾이면 HBM 수요는 같은 속도로 꺾인다. 하루 3~4%의 주가 변동이 증명하듯 이 시장의 안전장치는 얇다.
한국에 남는 숙제
두 강이 HBM 공급을 사실상 쥔 구도는 한국 수출의 버팀목이 됐다. SK하이닉스가 인텔과 미국 현지 메모리 생산을 협의 중이라는 9월의 보도는 지정학 리스크를 미리 헤지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그러나 거대 고객은 하나고, 추격자는 문턱까지 왔다. 다음 판은 기술 격차의 크기가 아니라 그 격차를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로 갈린다.
분석 근거: 삼성전자 뉴스룸(2026.2.12), SK하이닉스 뉴스룸·로이터(2026.7.25), Yahoo Finance(2026.6.5·10.12), SCMP(2026.10.12), io-fund(2026.10.2), Reuters(2026.9.16).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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