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beTimes

7조원을 부산으로 옮겼는데, 지역은행 몫은 15%였다

류근웅류근웅 기자· 2026. 10. 15. PM 7:09:53· 수정 2026. 10. 15. PM 7:10:01

부산으로 본사를 옮긴 금융 공공기관 9곳이 지난해 굴린 예치금은 7조720억원이다. 그중 부산은행에 맡긴 돈은 1조546억원, 14.9%다. 나머지 85%는 여전히 수도권 시중은행에 있다. 간판은 부산에 걸렸는데 돈의 흐름은 옮겨지지 않았다.

예치 성적표, 지자체 산하 기관과 네 배 차이

15일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 국감에서 드러난 숫자다.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부산 이전 공공기관 9곳의 부산은행 예치율은 14.9%였다. 같은 해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 17곳은 62.3%였다. 같은 도시에 있는 공공자금인데 소속만 다르면 네 배 이상 갈라진다. 박 의원은 "건물만 옮기고 돈의 흐름은 바꾸지 못한다면 그게 무슨 지방 이전이냐"고 물었다.

구분(2025년)총예치금부산은행 예치비중
부산 이전 공공기관 9곳7조720억원1조546억원14.9%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 17곳——62.3%

법정 채용률은 지켰는데, 실제는 29.4%

채용도 같은 구조다.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이 공개한 2025년 전체 신규 채용 대비 부산 지역인재 채용률은 한국거래소 10.3%, 한국예탁결제원 14.3%, 주택금융공사 25.5%, 주택도시보증공사 27.7%, 기술보증기금 29.7%, 한국자산관리공사 36.9%다. 의무 채용 대상 5개 기관은 모두 법정 채용률 30%를 충족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채용 분야별 모집인원이 5명 이하면 산정에서 빼는 혁신도시법 조항 탓에, 전체 신규 채용 395명 중 부산 인재는 116명인 29.4%에 그친다.

기관법정 기준전체 신규 채용 기준
의무 채용 대상 5개 기관 합계30% 이상(보고)29.4%
주택금융공사30.8%25.5%
한국거래소—10.3%

기관의 반론, 계산 자체는 틀리지 않다

주택금융공사 김경환 사장은 위탁받은 자금의 특성상 금리가 높은 금융기관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정정훈 사장은 국가계약법의 일반경쟁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맞받았다. 7조원이 0.1%포인트 낮은 금리로 굴면 그 차액은 국민 부담으로 돌아온다. 주금공이 부산은행과 상생펀드를 조성해 지난해 200억원, 올해 225억원을 지원한 것도 나름의 보완이다. 반론은 반론대로 성립한다.

'의무 예치' 법안은 문제를 뒤집는다

박 의원은 지역 은행 예치 의무를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하라는 법안을 발의했다. 지방은행 대출 증가가 지역 총생산 성장에 기여한다는 한국금융연구원 분석을 근거로 삼는다. 논리는 이해되지만 처방이 과하다. 정부가 거래 은행을 사실상 지정하는 구조는 경쟁 입찰 원칙을 무너뜨리고, 금리 손실을 재정이 떠안게 만든다. 지역은행이 조건 경쟁에서 이기도록 하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다.

할당이 아니라 공개가 먼저다

필요한 건 의무 할당이 아니라 투명성이다. 법정 채용률이 아니라 전체 신규 채용 대비 실측치를 매년 공개하고, 예치 실적도 같은 잣대로 보고하면 기관이 스스로 답을 찾게 된다. 이전 정책의 성패는 건물 수가 아니라 돈과 일자리가 실제로 지방에 남는지로 판가름 난다. 그 기본 숫자를 창립 후 처음 국감에서야 본 것, 그 자체가 문제다.


분석 근거: 연합뉴스·딜사이트·뉴스1·매일경제·부산일보 보도(2026년 10월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자료).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데일리 브리핑 구독

매일 아침 핵심 뉴스를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무료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