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20분 앞두고 화재현장 뛰어든 소방관의 마지막 교대
17일 부천의 한 금속 인쇄공장 화재 진압 중 순직한 소방관의 빈소가 경기도 부천시 순천향대 부천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사망자는 퇴근 20여분을 남기고 현장에 투입됐던 고 김진석 소방위(11년 차)로, 제복 차림의 동료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27분 만에 발견된 방독면 벗겨진 모습
유족들에 따르면 김 소방위는 24시간 근무를 마치고 전날 오전 9시 퇴근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오전 8시 38분 화재 신고가 들어오자 소방차에 올랐다. 선착대로 도착한 그와 동료 3명은 곧장 건물 3층에 진입해 진압에 나섰지만 불길이 순식간에 번지면서 그를 포함한 2명이 내부에 고립됐다. 함께 진입했던 동료는 구조됐으나, 김 소방위는 그보다 5m가량 더 깊은 곳에서 27분 만에 발견됐다.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김 소방위의 처형은 발견 당시 방독면이 벗겨져 있었다며 소방 측에 이유를 물었다고 전했다. 소방 측은 "삼중 잠금장치가 있어 웬만해선 안 벗겨지는데 열기에 녹아내린 것 같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그는 "구조가 지연된 시간 동안 유독가스를 고스란히 마셔야만 했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호흡이 돌아와도 식물인간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는 소견을 내놓았다.
유족들은 안전 시스템 개선을 요구했다. "자기 자식이었다면 그 불구덩이로 등 떠밀었겠느냐"는 것이었다. 김 소방위의 장인은 구조 타임라인과 의문점을 적은 수첩을 보여줬다. 그는 "공장 작업자들은 이미 모두 대피해 추가 인명 구조가 필요 없는 상황이었는데 최소한의 상황 파악조차 없이 퇴근 직전의 대원을 사지로 보낸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위험한 상황이었다면 즉각 철수시키거나 추가 인력을 투입했어야 마땅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며, 그는 "지휘부의 오판과 현장 통제 시스템 부재가 빚어낸 참사"라고 지적했다.
이날 오후 빈소를 찾은 추미애 경기도지사에게 유족들은 요구를 이어갔다. 장인은 "손녀가 내년 취학 통지서를 받았는데 국가가 안전을 위해 뭘 했느냐"며 "대한민국에서 일하러 갔다가 퇴근하는 평범한 일상을 살기가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추 지사는 30여분 간의 조문을 마친 뒤 자신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에 대해 "소방관 폄훼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사과했다. 이 화재는 전날 오전 8시 38분께 발생해 2시간 28분 만에 진화됐다. 김 소방위가 숨졌고 40대 소방대원 1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열탈진 증상을 보인 소방관 4명과 연기흡입 등으로 치료를 받은 공장 관계자 2명 등 모두 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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