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우량주 저평가 1위는 PER 8.0 허니웰

허니웰이 미국 대형 우량주 가운데 가장 낮은 PER 8.0을 기록했다. 5일 기준으로 집계된 미국 증시 대형주 저PER 순위에서 이 회사는 시가총액 658억 달러 규모로 서열 정상에 올랐다.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PER가 8.0이라는 수치는 현재 이익 흐름이 이어진다고 가정할 때 약 8년치 순이익으로 기업가치 전액을 회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숫자만 놓고 보면 시장이 가장 소극적으로 값을 매긴 우량주다.
10개 중 5개가 보험·금융… 순위의 얼굴
2위 컴캐스트(PER 8.6, 시가총액 946억 달러)와 3위 핀둬둬(PER 8.9, 시가총액 1,162억 달러)가 뒤를 이었다. 업종 구성이 이 순위의 첫 번째 특징이다. 프로그레시브, 시그나, 처브 등 보험사 세 곳에 US뱅코프와 버크셔해서웨이까지 합치면 금융권이 10개 중 절반을 차지한다. 버크셔는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긴 규모에도 PER 12.8에 그쳐 9위에 이름을 올렸다. 막내 좌석은 액센츄어(PER 15.0, 시가총액 1,182억 달러)가 마감했다. 1위와 10위의 간격은 7.0배수로, 순위권 전체가 한 자릿수에서 두 자릿수 초반 밴드에 묶여 있다. 상위 10개 종목의 등락률이 모두 ±0.03% 안팎이라는 점도 짚어볼 만하다. 순위가 작성된 시점의 시장이 사실상 제자리걸음이었다는 방증이다.
같은 할인율, 다른 이유
상위 세 종목이 모두 PER 9 미만에 몰려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허니웰, 컴캐스트, 핀둬둬는 사업 성격이 전혀 다른 기업들인데도 시장은 비슷한 할인율을 적용했다. 허니웰에는 여러 사업부를 거느린 복합기업 특유의 구조 할인이, 컴캐스트에는 성숙기 매체 사업의 저성장 반영이, 핀둬둬에는 중국 소비기업에 붙는 국가 리스크 할인이 각각 얹힌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숫자에 서로 다른 이유가 담긴 셈이다. 특히 핀둬둬는 시가총액이 허니웰보다 76% 큰데도 배수는 오히려 0.9포인트 높다. 몸집이 커도 할인에서 벗어나지 못한 대표적 사례다.
노보노디스크의 5위 포함(PER 11.5, 시가총액 2,100억 달러)도 순위의 성격을 드러낸다. 비만 치료제 열풍으로 한때 최고 성장주 대접을 받던 회사가 두 자릿수 초반 배수로 내려앉았다는 것은, 시장이 성장 모멘텀 약화를 가격에 선반영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저PER는 실적이 뒷받침되면 기회지만 그렇지 못하면 싼 이유가 있는 밸류 트랩으로 남는다. PER 8.0에서 15.0까지 10위권 전반이 이 양날의 검 위에 서 있다.
재평가냐 밸류 트랩이냐
순위를 투자 관점으로 옮기면 두 갈래다. 하나는 재평가 시나리오다. 보험주가 절반을 차지한 구도는 시장이 높은 금리가 가져온 운용수익 개선의 지속성을 아직 믿지 못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불신이 풀리는 만큼 배수가 되돌려질 여지가 있다. 다른 갈래는 이익 경로다. PER 한 자릿수 구간은 이익 전망이 조금만 흔들려도 투자 판단이 뒤집히는 민감한 구간이기도 하다. 대형 금융주 배수가 이토록 낮게 깔려 있다는 점은 기관 자금이 성장주 쪽으로 쏠려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금리 경로와 3분기 실적이라는 두 변수가 이 순위의 향후 모습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좋은 것을 버리고 위대한 것을 좇는 일을 두려워하지 말라." — 존 D. 록펠러
록펠러의 격언을 투자의 언어로 바꾸면 이렇다. 낮은 PER은 시장이 지금의 좋음에만 머무른 기업에 붙이는 값이다. 그 할인이 위대함으로 되돌아가는 재평가인지, 싼 이유가 분명한 정체인지 가려내는 일이 이 순위를 읽는 투자자의 몫이다.
데일리 브리핑 구독
매일 아침 핵심 뉴스를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무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