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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 CEO "암 치료 성과가 AI 대중 신뢰 확보에 가장 효과적"

모민철모민철 기자· 2026. 8. 19. AM 10:10:27· 수정 2026. 8. 19. AM 11:40:00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미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앤트로픽 창업자, 전 구글 DeepMind 연구원)는 "AI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암을 치료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AI가 인류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약속만으로는 부족하며 실제로 삶을 바꾸는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피지 시모 오픈AI 전(前) 애플리케이션 최고경영자(CEO)(미국 오픈AI 소속 애플리케이션 총괄 역임)도 AI가 궁극적으로 모든 질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동의했다.

기대만 있는 것은 아니다. 환자들이 의사를 만나기 전 챗GPT에 증상이나 검사 결과를 물어보고 그 답을 들고 병원을 찾는 사례가 늘면서 의사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AI가 의료 맥락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내놓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이러한 진단의 사각지대에서 AI가 활용되는 사례를 소개하며 AI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희귀질환에서 먼저 드러난 성과

이런 가운데 지난해 희귀질환 진단에서 AI가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들이 소개됐다. 희귀질환은 한 명의 의사가 평생 충분한 사례를 경험하기 어렵고 증상이 다른 질환과 겹치는 경우도 많아, 환자들이 진단받기까지 5년 이상 걸리는 일이 드물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레이첼 힌켄의 아들 올리버다. 언어와 보행 발달이 늦고 키도 작은 원인을 의사들은 찾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는 설명뿐이었다. 지난해 힌켄이 의료 전문가용 AI 도구 '페이스투진(Face2Gene)'(FDNA 개발, 의료진용 희귀질환 진단 보조 플랫폼, 얼굴 인식 기반)에 아들의 사진을 입력하자 AI는 희귀 유전질환인 삼각모발코지골단증후군(TRPS) 가능성을 제시했고, 유전자 검사와 임상 상담으로 실제 진단이 확인됐다. 힌켄 자신도 같은 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그는 "맙소사, 드디어 답을 찾았다"고 말했다.

기립성 빈맥 증후군(POTS) 환자이기도 한 시모는 2015년 딸 출산 뒤 증상이 시작됐지만 진단까지 9개월이 걸렸다. 그는 "나는 전형적인 사례였는데 의사들은 임신 기간의 어려움에만 집중하느라 증상을 알아채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지금은 챗GPT로 자신의 전체 유전체 시퀀싱 결과를 분석하고 의사와 논의할 검사 목록까지 정리하고 있다.

연구 결과도 뒷받침한다. 지난해 JAMA에 발표된 연구는 이미 진단이 끝난 복잡한 희귀질환 90건을 대상으로 AI 챗봇의 진단 능력을 시험했다. 두 챗봇은 각각 13%와 10%의 정확도를 보였고, 환자의 의료 기록을 검토한 의사의 정확도는 5.6%였다. 다만 이미 진단된 사례의 임상 요약을 활용한 연구인 만큼 실제 진료 환경과는 차이가 있다. 연구진과 의사들이 주목하는 지점은 AI가 모든 질병을 사람보다 잘 진단한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경험으로 찾기 어려운 연결고리를 찾아낸다는 점이다. 의료 영상과 의학 논문, 증례 보고서의 내용을 연결하거나 여러 질환의 패턴을 한꺼번에 비교하는 작업에서 강점을 보인다.

힌켄 가족의 진단을 확인한 임상 유전학자 샤오 펑 박사는 "AI는 우리보다 훨씬 넓은 영역을 훨씬 빠르게 검색하지만 데이터를 종합하는 데는 여전히 사람의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메이요클리닉에서는 77세 마이크 부시의 사례가 나왔다. 숨가쁨과 가슴 답답함으로 병원을 찾은 그에게 의료진은 폐렴이나 심부전을 의심했다. 그런데 AI가 심전도를 분석해 심장 아밀로이드증 가능성을 98%로 제시했고, 추가 영상 검사에서 실제 질환이 확인됐다. 이 질환을 진단해 본 적 없던 전문간호사 마이클 에임스는 큰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부시도 "AI가 아니었으면 다른 질병으로 치료받았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런 사례들이 보여주는 것은 AI가 의사보다 뛰어나다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다. 흔한 질병이라면 의사들이 경험을 쌓을 수 있지만, 희귀질환은 개별 의사가 충분한 진료 경험을 확보하기 어렵다. 바로 그 지점에서 AI가 논문과 증례, 의료영상, 검사 결과 속의 사례를 폭넓게 비교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의 의료 활용을 둘러싼 논의에서 진짜 병목은 데이터인 것으로 지적됐다. 희귀질환의 경우 환자 기록과 조직 샘플, 의료영상 같은 데이터 자체가 부족하고, 존재하는 자료도 제대로 디지털화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패턴을 찾으려면 그 이전에 데이터가 축적돼 있어야 하는 셈이다. 미국에서는 병원과 학술기관의 오래된 병리 자료를 디지털화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며, 매튜 한나 박사는 자료 추출용 이동식 컨테이너 '스캔밴(ScanVan)'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아모데이 CEO는 AI가 인류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약속만으로는 부족하며 실제로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시모 전 CEO는 아모데이의 전망에 동의하며 AI가 궁극적으로 '모든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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