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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트럼프 30분 회담의 결승점은 본게임부터

송시옥송시옥 기자· 2026. 9. 23. PM 12:11:08· 수정 2026. 9. 23. PM 12:20:31

30분 뉴욕 회담, 무대는 다시 본게임으로 옮겨 간다

한미 정상은 북미 대화 재가동과 전작권 전환을 회담 의제로 올렸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30분간 정상회담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첫마디로 "영부인 잘 계시냐"고 물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 출발도 눈길을 끌었지만, 정작 무게가 실린 것은 안보 의제였다. 북미 대화 재개, 한국형 핵추진잠수함, 그리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회담 테이블에 함께 올라갔다는 게 외교 당국 설명이다.

이번 회담은 제81차 유엔총회 참석 일정에 맞춰 이뤄졌다. 앞서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갈라진 세계 다시 잇자'는 기치 아래 K-이니셔티브 3대 비전을 제시했고, 한반도 정책으로 포용적 평화공존, 안정적 평화공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평화공존이라는 3대 방향을 밝힌 바 있다. 정상회담은 이 연설에서 그린 청사진을 한미 동맹 차원에서 구체화하는 자리였다고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오는 11월~12월 골프 회동을 언급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 30분은 긴 협상의 서막에 가깝다.

대화 재개 카드와 실용주의 외교의 계산법

핵심은 이 대통령이 최근 일관되게 던진 '실용적 접근'이다. 그는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대북 제재 완화가 북한의 추가 핵무기와 대륙간탄도유도탄(ICBM) 개발 중단과 맞바꿀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달리는 차를 세워야 한다"는 표현으로 핵 능력의 추가 확장을 먼저 멈추고 조건을 쌓아 가는 순서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제재를 협상 카드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완전한 비핵화 이전 단계에서도 유연하게 움직이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다만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 단계별 접근은 북한을 사실상 핵 보유 국가로 인정하는 신호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 국내 보수 진영과 일각의 외교가에서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 역시 대북 제재 완화에 미 국내법상 절차가 필요한 만큼, 회담장의 합의와 실제 이행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 전작권 전환과 핵추진잠수함 문제도 마찬가지다. 두 안은 모두 한미 간 신뢰와 기술 협력이 전제되는 사안이라, 한 번의 회담으로 결론이 나기보다는 작업급 협의를 거치며 속도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동맹 경제 패키지, 안보 협상의 떠받침 목소리

주목할 부분은 안보 의제 뒤에 얹힌 경제 카드다. 이재명 정부는 미국 AI·반도체 산업에 전력을 공급하는 텍사스 발전소 건설을 대미 전략투자 1호 후보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이 대통령이 "우린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사업만 한다"고 못박은 것은 투자가 일방적 인색이 아니라 상호 이익의 구조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와 동맹국 부담 분담을 거듭 거론해 온 점을 감안하면, 에너지 투자 같은 실물 프로젝트는 통상 마찰을 줄이는 완충재이자 북미 대화 재가동을 설득하는 명분으로 기능할 전망이다.

중동 정세라는 변수도 있다. 이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짚으며 '건설적 기여국 연대' 제안을 내놨다.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커질수록 한미 협력의 경제적 가치는 더 뚜렷해지고, 이는 결국 안보 협상 테이블에서 한국의 협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11월 골프 회동이 시험대가 된다

단기적으로 볼 것은 두 가지다. 먼저 북미 대화 재개가 실제 채널로 이어지는지 여부다. 제재 완화 논의가 트럼프 행정부의 동의 아래 공식 의제로 올라온다면, 한반도 정세는 그간의 교착에서 국면 전환을 맞을 수 있다. 반대로 북한의 반응이 없다면 이 대통령의 실용 접근은 국내 정치적으로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여야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탓이다.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 등 야권은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구를 두고 "대통령이 본인 재판의 판사를 고르는 것"이라고 비판하는 등 청와대와 사법부 간 갈등도 정국의 배경에 자리한다. 외교 성과가 이런 내수 리스크를 얼마나 흡수하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다음은 전작권과 핵잠 협의의 속도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11월~12월 골프 회동이 열리기 전까지 작업급 접촉에서 조건이 얼마나 다듬어지느냐에 따라 두 번째 정상회담의 결실이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에후드 바라크의 말처럼 지도자는 마음을 바꿀 수도, 눈을 뜰 수도 있다. 북미 대화라는 달리는 차를 세우는 일 역시 한 번의 회담이 아니라 지도자들의 반복된 선택이 쌓여서 완성될 것이다. 30분의 뉴욕 회담은 그 첫 단추를 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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