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국감 뒤에도 편파 판결이 줄줄이 이어졌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국정감사에서 증언한 뒤 사흘 사이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죄를 선고받고,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형량이 1심보다 16년 낮아지는 등 1심 유죄나 무거운 형을 뒤집는 판결이 잇따랐다.
대법원 수뇌부에 대한 국감이 있은 직후 법원의 판결 흐름이 이처럼 바뀌었는지, 판결문과 재판부가 내세운 판단 근거를 함께 짚어본다.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8-2부(정수영·최영각·장성진 부장판사)는 12·3 비상계엄 관련 '햄버거 회동'에 참석한 전직 군 장성과 병력 투입 전직 지휘관 8명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병력 투입 경위를 책임진 인물들이다. 재판부는 이들이 사전에 상황을 알지 못했고 위헌·위법성에 대한 명확한 판단 없이 명령을 수행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계엄 선포 이후에도 병력 투입이 계속됐다는 점까지 무죄로 본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명태균 여론조사 비용 대납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명태균씨의 진술에 추측과 과장이 섞여 있고 객관적 사실과 배치되는 부분이 많다며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완전히 배척하는 한편, 오 시장의 대납 요청 주장은 대부분 받아들였다. 1심은 명씨 진술에 과장과 오류가 있어도 객관적 정황과 부합하는 5건에 대해 유죄로 인정했지만, 항소심은 진술 자체를 부정하며 정황마저 전부 뒤집었다. 박판규 변호사는 29일 방송에 출연해 이 판결은 오세훈이 법을 위반하면서까지 그럴 리가 없다는 전제에서 나머지 논리가 펼쳐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6일 조희대 대법원장은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 선서를 거부한 채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가 위헌이라는 주장을 폈다. 이에 대해 국회의 견제권과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권에 정면으로 도전한 정치 행위라는 비판이 나왔다.
21일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윤성식)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내란 관여 혐의 항소심에서 1심보다 형량을 16년 낮췄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진관)는 특검 구형량보다 높은 징역 25년을 선고하며 내란의 불법성을 알았던 법무부 장관의 역할을 엄중하게 단죄했다. 그러나 윤성식 재판부는 박 전 장관이 위헌·위법성을 인식했다고 보면서도 내란 관련 지시 7개 중 2개만 유죄로 인정했다.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인력 파견을 지시한 부분은 "원론적 지시"라는 이유로 무죄가 됐다. 그러나 합수부는 계엄에 저항하는 사람들을 체포·조사하는 역할을 맡는 만큼 계엄의 성공과 지속에 가장 중요한 활동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번 판결들이 우연이 아니라 조희대 대법원장의 정치 행각이 열어놓은 사법 규범의 혼란을 틈타 법원 일각이 동조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사법 반동을 잡을 관건은 내년 2월 정기인사에서 '판사 알박기'를 봉쇄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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