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기업 은행 이체한도 규제 손질에 나선 정부
정부가 창업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를 손질한다. 대표적으로 갓 설립된 스타트업(신생 기업)의 자금 이체를 제한하는 은행 하루 이체한도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23일 규제합리화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논의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국무조정실·금융위원회·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창업기업 규제합리화 방안'에 창업과 성장, 재도전 단계별로 10개 과제를 담았다.
공백기 최대 5년 인정… 연구개발 문턱도 낮춘다
주요 변화는 창업기업 인정 기간이다. 현행 중소기업창업 지원법은 업력 7년 미만 기업을 창업기업으로 본다. 대표가 병역이나 출산으로 사업을 멈춰도 그 기간이 업력에 그대로 포함돼 실제 사업 기간이 짧은데도 지원 대상에서 빠지는 일이 생겼다. 정부는 이런 불가피한 공백이 있으면 7년에 더해 최대 5년까지 창업지원을 이어받을 수 있도록 특례를 만들기로 했다.
부채비율이 높거나 자본이 완전히 잠식된 기업은 신청 단계에서부터 막혀 있던 연구개발(R&D) 지원사업의 문턱도 낮아진다. 앞으로 업력 3년 미만 기업은 일단 신청할 수 있고 재무 상태는 선정평가 과정에서 따진다. 매출이 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기술 창업 초기 기업을 염두에 둔 조치다. 창업기획자(AC)가 지분 50% 이상을 투자해 함께 세운 벤처스튜디오형 기업도 창업기업으로 인정받는다.
창업자들이 현장에서 제기해 온 계좌 문제도 손본다. 새로 만든 계좌는 금융사기 예방을 위해 하루 이체한도가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전자금융거래는 각각 100만원, 창구는 300만원으로 묶인다. 이 제한을 풀려면 거래 목적을 증명해야 하는데 은행과 지점마다 요구하는 서류가 달랐다. 정부는 금융권 공동 가이드라인을 정비하고 정부 창업지원사업 선정 이력처럼 공신력 있는 확인 자료가 있으면 제한을 빨리 풀 수 있게 할 방침이다.
투자 환경도 일부 바뀐다. 모태펀드가 출자한 펀드는 지금까지 만기를 늘리려면 출자자 전원이 동의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일정 비율 이상만 동의해도 된다. 벤처기업 확인에 인정되는 투자기관은 창업·벤처전문 사모펀드와 벤처기업투자신탁을 더해 21개에서 23개로 늘어난다.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은 두 평가기관에 따로 맞춰 내던 서류를 공통 자료와 표준 서식으로 낼 수 있게 된다. 재도전 지원도 넓어진다. 재창업자의 과거 경영을 따지던 성실경영평가는 재기 노력 중심으로 기준을 바꾸고 관련 특례를 중기부 밖 부처 사업으로도 넓힌다. 기존 사업의 연장으로 보고 창업지원에서 빼던 기준도 완화해 개인사업자가 다른 업종 사업을 추가로 시작하거나 기존 법인 임원이 단독으로 새 법인을 세우는 경우도 창업으로 인정할 계획이다. 법인 대표나 창업 준비 경험을 증명할 수 있는 가칭 '도전·창업경력서'도 새로 만들어 고용노동부 통합경력증명서비스와 연계한다.
다만 이번 과제 상당수는 시행령과 관련 규약 개정이 필요하다. 창업지원 제외 기준 완화는 중소기업창업 지원법 시행령 개정이 요구된다. 벤처기업 인정 투자기관 확대는 벤처기업법 시행령을 고쳐야 하고, 모태펀드 만기 연장은 표준규약 개정으로, 기술특례상장 서류 간소화는 전문평가제도 운영지침 개정으로 추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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