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부대가 호르무즈 650㎞ 앞에 배치됐다
정부가 우리나라 파견 청해부대(아덴만에서 상선을 보호하는 해군 작전 부대)의 작전 구역을 호르무즈해협에서 직선거리 약 650㎞ 떨어진 오만 남쪽 외해까지 넓힌다. 국방부는 5일 이런 내용의 부대 파견 연장 수정 동의안을 발표했으며, 그 이유로 소말리아 해적 급증과 활동 구역 확장을 들었다.
미국은 지난 3월부터 우리 정부에 군함과 기뢰 탐색·제거 장비 등 군사 자산 파견과 호르무즈해협 감시·정찰 활동 참여를 요구해왔다. 이번 결정은 이 요구에 제한적으로 응한 우회안으로 풀이된다.
이번 동의안에는 해군 해상초계기와 무인잠수정(UUV) 등 무인 소해 전력, 이를 운용할 폭발물 처리반(EOD) 추가 파견이 담겼다. 국방부는 "향후 안전한 환경이 조성됐을 때 국제사회의 요청에 대응할 수 있도록 다국적 연합체와 훈련해 미래를 대비한 작전 능력 배양 목적을 굳이 배제하지 않는다"며 호르무즈해협에서 진행될 수 있는 기뢰 제거 등 군사작전 참여 가능성도 열어뒀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한-미 관계 개선에 기여할지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이병철 국제대학원대 교수는 "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치를 발표했지만 미국이 받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양욱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중간선거 이후라서 외교적 성과는 적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란 외교부는 지난 9월 호르무즈해협에 군대를 주둔시키거나 군사작전에 참여하는 국가들을 침략자 지원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 한국어로 '위험한 선택에는 대가가 따른다'고도 밝혔다. 유달승 건국대 교수는 협상이 어려워지면 한국 상선이나 유조선이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교부와 국방부는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 이란과 철저히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추가 파병 요구와 장병 안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우리 해상초계기가 수집한 정보가 군사작전에 활용되면 상대방이 이를 적대적 군사 행동으로 받아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한번 넓힌 작전 범위가 추가 파병 요구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겠느냐"고 말했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파병 확대에 따른 우발적 충돌 위험과 외교적 부담을 검토해 상황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번 배치 확대는 미국의 안보 협력 요구와 중동 에너지 수송로 확보라는 국익 사이에서 절충된 조처지만, 미국과 이란의 반응에 따라 추가 파병 압박과 파병 장병 안전 문제 등 후폭풍이 이어질 수 있어 정부의 상황 관리가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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