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아 15%↑, 반등인가 착시인가
저출산은 한국 사회에서 가장 오래, 가장 크게 얘기된 위기다. 그런데 2026년 상반기 통계는 정반대 그림을 그린다. 출생아 수가 두 자릿수로 뛰었고 정부는 반색한다. 문제는 이 반등이 정책의 성과인지, 아니면 인구 구조가 잠깐 만들어낸 우연의 창(窓)인지다.
숫자는 분명히 꺾였다
올해 1~5월 누적 출생아는 12만269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 늘었다. 2019년(13만4433명) 이후 최다이고, 증가율은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다. 합계출산율도 1분기 0.95명, 4월 0.93명을 기록하며 2019년(0.92명) 수준을 넘봤다. 2023년 0.72명으로 바닥을 찍은 뒤 2024년 0.75명, 2025년 0.80명, 그리고 올해까지 3년 연속 상승이다.
반등의 엔진은 정책이 아니라 코호트다
출생아 증가에 앞서 혼인이 먼저 늘었다. 2025년 혼인 건수는 24만326건으로 전년보다 8.1% 늘었고, 2024년에는 14.8%라는 역대급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 급증을 이끈 건 1991~1995년생, 이른바 '2차 에코붐 세대'다. 이들은 매년 70만 명 안팎 태어난 세대로 1986~1990년생(60만 명대)보다 인구 자체가 크고, 지금 30대 초반 결혼 적령기에 몰려 들어왔다. 실제 30대 초반 남성 혼인은 13.5%, 여성은 13.2% 늘어 전 연령대 중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 연도 | 혼인 건수 증가율 | 합계출산율 |
|---|---|---|
| 2023 | +1.0% | 0.72명 |
| 2024 | +14.8% | 0.75명 |
| 2025 | +8.1%(24만326건) | 0.80명 |
정부는 정책 효과라 말한다
정부는 부모급여 인상, 아동수당 지급 연령 확대 같은 지원 강화가 흐름을 뒷받침했다고 본다. 내년 부모급여는 0세 100만원, 1세 50만원으로 오르고 국비만 2조8887억원이 편성된다. 아동수당도 2030년까지 매년 지급 연령을 1세씩 올려 만 13세 미만까지 확대한다. 코로나19로 미뤄졌던 결혼이 한꺼번에 이뤄진 기저효과와 결혼에 대한 인식 개선(2022년 52.0%→2024년 52.5%, 통계청 사회조사 긍정 응답률)도 정부가 함께 꼽는 요인이다.
예산은 느는데 검증은 없다
육아비용 경감 관련 의무지출은 2025년 약 11조원에서 2029년 약 13조원으로, 5년 새 2조원 가까이 불어난다. 아동수당 예산은 연평균 9.3%씩 늘어 2029년 3조46억원에 이른다. 반면 같은 기간 출생아 수는 22만 명에서 26만 명 수준 증가로 예상돼, 지출 증가 폭과 실제 출산 증가 폭이 맞물리지 않는다. 예산이 여러 부처에 흩어져 정부조차 저출산 대응 예산 총규모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금성 지원을 늘리는 것과 그 지원이 출산율을 실제로 끌어올렸는지는 다른 질문인데, 정부는 둘을 잘 구분하지 않는다.
창은 닫힌다, 그다음이 진짜 시험대다
2차 에코붐 세대가 30대 초반을 통과하는 이 시기가 지나면 결혼·출산 적령기 인구 자체가 다시 줄어든다. 지금의 반등을 코호트 효과와 분리해 보지 않으면, 몇 년 뒤 다시 감소세로 돌아설 때 그 원인을 정책 실패로 오독할 위험이 있다. 재정을 계속 투입할지 판단하려면 이번 반등에서 코호트 효과와 정책 효과를 분리하는 작업이 먼저다. 그 계산 없이 예산부터 불리는 관성은, 인구 문제를 다시 세금 문제로 되돌려놓을 뿐이다.
분석 근거: 세계일보, 뉴스핌, 서울신문, 경향신문, 통계청 인구동향조사.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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