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행위자 서훈 14점 10년째 한 건도 못 거둬
정부가 친일반민족행위자(일제에 협조한 사람) 11명에게 준 훈장과 포장 14개가 10년 넘게 한 건도 회수되지 않은 채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훈(훈장·포장)을 취소하려면 정부가 이를 거두는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아직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재정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행정안전부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서 이런 사실이 확인됐다.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공식 결정한 친일반민족행위자는 1006명이며, 이 가운데 정부 훈·포장을 받은 사람은 44명이다.
이들에게 수여된 훈·포장은 모두 78점이다. 지금까지 취소된 서훈은 5점에 불과하고, 나머지 39명이 받은 73점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특히 문체부가 추천한 친일반민족행위자 11명이 받은 14점은 모두 취소되지 않은 상태다. 문체부 추천 대상에는 시인 서정주, 화가 김기창·김은호, 극작가 유치진, 체육인 박순동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포함됐다. 진상규명위원회는 이들이 일제강점기 당시 작품과 글, 공연 등으로 징병·지원병을 선전하거나 식민통치와 침략전쟁에 협력한 행위를 친일반민족행위로 공식 결정했다.
취소 검토 요청에 답하지 않은 문체부
행정안전부는 2016년 3월 친일반민족행위자들에게 수여된 서훈 현황을 각 부처에 통보하며 취소 여부 검토를 요청했다. 그럼에도 이재정 의원에 따르면 문체부는 해당 공문을 접수하고도 별도의 회신을 하지 않았다. 취소가 지연된 배경에는 법체계상 한계가 있다. 상훈법상 서훈 취소는 공적이 거짓으로 밝혀지는 등의 사유를 중심으로 규정돼 있어,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공식 결정됐다는 사실만으로 자동 취소가 어렵다.
이 의원은 "문체부가 2016년 행안부로부터 공식적으로 취소 여부를 검토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도 10년 동안 아무런 회신을 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해당 서훈에 대해 어떤 검토를 했는지, 계속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는지 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된 경우 서훈을 취소할 수 있도록 상훈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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