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금법 개정안, 가상자산 거래소 부담 여전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일부 조정되더라도 가상자산 거래소의 부담은 여전할 전망이다. 기존 금액 기준 보고 방식에서 벗어나, 거래소가 직접 고위험 거래를 선별하고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일괄적인 의심거래보고(STR) 의무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거래소들은 고위험 거래를 선별하는 기준과 판단 근거를 자체 마련해야 하며, 향후 FIU 검사에서 해당 판단 체계의 적정성을 점검받을 수 있다. 100만원 미만 거래까지 트래블룰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침은 유지된다. 이에 따라 소액 다건 거래 처리 부담이나 인력·전산 투자 부담이 거래소별로 커질 수 있다.
이번 개정안은 규제 완화보다는 규제 방식의 전환에 가깝다. 당국이 일괄 기준을 정해 보고받는 방식에서 거래소별 위험 평가 역량을 보는 방식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빗썸(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2014~)은 자금세탁방지(AML) 및 이용자 보호를 핵심 운영 과제로 삼고 관련 인력과 시스템을 강화해왔다. 제도 변화에 맞춰 AML 및 트래블룰 대응 체계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코빗(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2013~)은 관련 법령 확정 시 그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며, 이용자 보호와 내부통제 강화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 체계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필요시 증권사 기준 적용도 검토 가능하다. 업비트(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2017~)와 빗썸 같은 대형 거래소는 대규모 거래량과 수익 기반을 갖추고 있어 AML 인력과 전산 투자 비용을 상대적으로 흡수하기 쉽다. 거래량이 적은 중소형 거래소는 시스템 고도화, 외부 솔루션 도입, 내부통제 인력 확보 등의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
거래소들은 각 사업자 특성과 위험 수준에 맞는 체계를 구축하고 고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위험 기반 관리 방식에서는 거래소가 어떤 거래를 고위험으로 보았는지, 어떤 기준으로 거래를 보류하거나 보고했는지, 판단 근거를 얼마나 남겼는지가 중요해진다. 일부 거래소는 개정안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답변을 보류했다. 그러나 방향성은 명확해지고 있으며, 거래소별 AML 관리 능력과 내부통제 수준이 향후 부담의 크기를 가르는 구조다. 코인원(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2017~)은 한국투자증권(금융투자업체, 1974~)과 OKX벤처스(가상자산 투자사, 2021~) 투자 유치 이후 내부통제와 글로벌 사업자 연계 리스크 관리를 동시에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은 거래소에 단순한 규제 완화로 보기 어렵다. 일괄 보고 부담은 줄 수 있으나, 거래소가 고위험 거래를 직접 판단하고 책임져야 하는 구조는 분명해졌다. 자본력, 전산 투자, 내부통제, 외부 파트너십을 포함한 AML 체력이 향후 거래소 생존을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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