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beTimes
필자

오민석

칼럼 14편

치료를 다 받고 나서야 값을 보여주는 것은 의료비를 받는 일이 아니라 비교할 기회를 먼저 없애는 일이다광장

비급여 진료비는 왜 퇴원하고 나서야 알게 되는지, 사전고지 없는 동의가 무엇을 가리는지 묻는다.

현금을 받지 않는 것은 결제 방식을 줄이는 일이 아니라 돈을 쓸 권리를 카드가 있는 사람에게만 남기는 일이다광장

카드 수수료와 현금 관리의 부담은 결제 수단을 일방적으로 거부할 이유가 되지 못한다.

검증을 정쟁이라 부르는 순간 대선 결과를 의심할 권리까지 덮어 버리는 것이다광장

투표용지 247만 장 검증을 '정쟁'으로 치부하는 태도는 대선 신뢰성을 묻는 권리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다.

코스피 5400이 무너진 것은 시장이 갑자기 변한 것이 아니라 실행되지 않은 공약을 시장이 먼저 정산한 결과다광장

지수 급락의 원인을 시장 탓으로 돌리기 전에 실행되지 않은 공약부터 세어야 한다.

반품 배송비를 고객에게만 물리는 것은 쇼핑의 편의가 아니라 보지 못하고 산 상품의 위험을 통째로 떠넘기는 일이다광장

반품 배송비는 편의의 대가가 아니라 화면을 믿고 산 상품의 위험을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장치다.

배달비를 항목마다 쪼개서 걷는 것은 소비자에게 선택을 주는 것이 아니라 총비용을 알아보기 어렵게 만드는 일이다광장

배달비를 항목마다 쪼개 걷는 구조는 선택권이 아니라 총비용 비교를 흐리는 장치다.

신약 임상 청탁 의혹을 다시 조사하는 일은 여당을 겨누는 정치가 아니라 약의 안전을 서약하는 절차의 마지막 자기검증이다광장

재수사 탄원이 다시 점화한 임상 청탁 의혹에서 검증받아야 할 것은 의혹보다 수사의 절차다.

셀프 계산대는 기술이 준 편리함이 아니라 계산하는 노동을 값을 내는 손님에게 옮겨 놓은 것이다광장

줄이 짧아진 것은 기술의 선물이 아니라 손님이 무료로 떠맡은 계산 노동의 대가다.

반박

병원 대기 시간은 공짜로 쓰인 것이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진료를 모두가 누리기 위해 서로 나누는 값이다광장

예약 시간은 정시 약속이 아니라 순서표다. 대기를 없애는 대안은 하루 진료 인원을 줄여 더 먼 예약으로 바꿀 뿐이다.

반박

배달가 차액의 절반은 수수료가 아니라 가게가 매긴 값이니 공개만으로 불신은 끝나지 않는다광장

수수료는 이미 공공 정보로 공표돼 있다. 차액의 나머지 절반은 가게가 스스로 매긴 값이고, 공개는 값을 내리지 않는다.

다회용컵 담보금의 성패는 액수가 아니라 반납 절차에 달려 있다광장

다회용컵 담보금을 두고 벌어지는 비싸다 vs 당연하다 논쟁은 액수를 두고 싸우지만, 제도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반납 절차와 회수 인프라다.

병원에서 한 시간을 기다리게 하는 건 노쇼 환자가 아니라 초과 예약이다광장

예약 시간을 지켜도 기다려야 하는 진짜 이유는 환자 노쇼가 아니라 병원이 걸어 둔 초과 예약이다.

반박

시한을 새로 만들지 않아도 의사일정은 이미 있다광장

새 조항을 만드는 동안 배치는 이미 진행된다. 예산 심의처럼 이미 공개된 의사일정에 공개 의무를 붙이면 시한을 따로 정하지 않아도 일정이 자동으로 생긴다.

반박

전략적 모호성이려면 통제가 먼저다광장

모호성은 통제될 때만 자산이 된다. 발언이 새어나온 뒤 붙이는 해명은 전략이 아니라 사후 포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