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beTimes
#기술

AI 데이터센터, 전력 승인률 1.9%의 경고

류근웅류근웅 기자· 7/17/2026, 9:02:17 AM· Updated 7/17/2026, 11:28:50 AM

AI 붐은 서버가 아니라 변전소에서 멈춘다. 챗봇과 생성형 AI가 쏟아내는 연산량은 해마다 배로 뛰는데, 그 연산을 돌릴 전기를 수도권 계통에 꽂을 수 있느냐는 완전히 다른 문제였다. 한국은 지금 그 두 곡선이 정면으로 어긋나는 지점을 지나고 있다.

숫자로 보면 병목은 이미 왔다

국내 상업용 데이터센터의 전력 용량은 2020년 398㎿에서 2025년 1,000㎿를 넘어섰고, 2029년에는 1,569㎿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9년 만에 약 4배 성장이며, 이는 원자력발전소 1기의 발전량 전부를 데이터센터 하나에만 투입하는 규모다. 그런데 수도권 전력계통영향평가에 접수된 522건, 3만3,592㎿ 중 최종 공급 가능 승인을 받은 건 10건, 1.9%에 불과했다. 절반이 넘는 279건은 아예 공급불가 판정을 받았다.

서울은 전기를 12%밖에 자급하지 못한다

발전 설비는 비수도권에, 수요는 수도권에 몰린 구조가 병목의 본질이다. 서울의 전력자급률은 12%, 경기도는 62%에 그친다. 그럼에도 신규 건립이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의 65%가 여전히 수도권을 입지로 택하고 있다. 송전망을 새로 깔아도 변전소 완공부터 데이터센터 가동까지 3~5년이 걸려, 업계에서는 2029년 이후 '공급절벽'을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항목수치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용량(2029년 전망)1,569㎿
수도권 전력계통 최종 승인률1.9%(10건/522건)
서울 전력자급률12%
수도권 데이터센터 임대료 상승(2019→2025)70%대

가격은 이미 신호를 보냈다

수도권 데이터센터 임차율은 2024~2025년 연속 99% 초과, 공실률은 5% 미만으로 역대 최저다. 평균 상면 임대료는 2019년 ㎾당 14만원에서 2025년 25만원으로 6년 새 70% 넘게 뛰었다. 이 급등 자체가 시장의 경고음이다. 인허가와 계통 승인이라는 정부 관문이 병목이 된 상황에서, 가격 신호는 왜곡 없이 정직하게 희소성을 반영하고 있을 뿐이다.

특별법은 답이 될 수 있는가

국회는 지난 6월 9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했고, 내년 3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비수도권 데이터센터에 전력계통영향평가 특례, 인허가 일괄처리, 특구 지정을 몰아주는 방식이다. 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효과를 노린 취지 자체는 타당하지만, 관 주도 특구 지정이 시장이 이미 찾아낸 입지 신호를 대체할 수 있을지는 별개 문제다. 기업이 수도권을 고집하는 이유는 인력, 고객사, 회선 지연시간 때문이지 규제 탓만은 아니다.

결국 관건은 요금과 송전망이다

특구 인센티브보다 근본적인 해법은 전력 계통 접속을 시장 가격으로 배분하고, 송전망 투자를 계통 병목 지점에 집중하는 것이다. 인허가 총량을 관이 배급하는 방식이 계속되면, AI 투자는 승인을 먼저 딴 소수 기업에 좌우되는 지대 추구 게임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전력 자급률 12%인 도시에 세계 최대 AI 투자가 몰리는 이 불균형이야말로 다음 정책 국면에서 실제로 풀어야 할 숙제다.


분석 근거: 전자신문, 파이낸셜뉴스, KHARN, 한국IDC.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일정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Related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