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은 반토막, 교육재정은 되레 불어난다
2026년 전국 초·중·고 학생 수는 483만 3천 명으로 사상 처음 500만 명 선이 무너진다. 초등학교 1학년은 29만 8,178명으로 30만 명 밑으로 내려간 첫해다. 그런데 같은 기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줄기는커녕 불어난다. 학생이 사라지는 만큼 예산도 줄어드는 게 상식이지만, 한국의 교육재정 구조는 정반대로 움직인다.
학생은 주는데 돈은 느는 이유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학생 수가 아니라 내국세 총액의 일정 비율로 정해진다. 세수가 늘면 학생이 줄어도 교부금은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KDI 한국개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학령인구가 2020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2060년에도 1인당 평균 교부금은 같은 기간 약 1천만 원에서 5천4백만 원으로 5.5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뉴스핌 보도(2026년 7월 20일)는 지난해 교부금 대비 인건비 비중이 80.7%에 달한다고 짚었는데, 이는 예산 증가분의 상당액이 새로운 교육 수요가 아니라 기존 인력 구조를 유지하는 데 묶여 있다는 뜻이다.
폐교는 늘어도 조직은 그대로
학교와 학급 단위로 배정되는 교직원 정원은 학생 수 감소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가 2005년 25.1명에서 2024년 12.7명으로, 중학교는 19.4명에서 11.6명으로, 고등학교는 15.1명에서 10.1명으로 떨어졌다. 그사이 폐교는 누적 4,008곳에 이르렀고 2026년 3월에도 32개교가 추가로 문을 닫는다. 2025~2030년 사이 107개교가 추가로 폐교될 예정이지만, 폐교로 절감되는 비용보다 잔존 학교의 교직원·시설 유지비가 훨씬 크다는 게 구조적 문제다.
다문화 학생이라는 새 변수
교육부·한국교육개발원의 '2025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전체 유·초·중등 학생 수는 555만 1,250명으로 전년 대비 13만 3,495명(2.3%) 줄었지만, 다문화 학생은 20만 2,208명으로 오히려 4,394명(4.3%) 늘어 2012년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학생 대비 비중도 4.0%로 올라섰다. 학생 총량은 줄어도 언어 지원, 맞춤형 교육 같은 새로운 재정 수요는 계속 생겨난다는 뜻이다. 다만 이 증가분이 전체 교육재정 팽창의 주된 원인이라 보기는 어렵고, 인건비 경직성이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인 1인당 교육비
2021년 기준 한국의 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OECD 평균 대비 초등학교 25%, 중학교 21%, 고등학교 63% 높다. 학생이 줄어드는 지금 이 격차는 자연히 더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예산을 더 투입해 교육의 질을 높였다는 근거가 뚜렷하다면 문제 삼을 이유가 없지만, 인건비에 대부분이 묶여 있는 지금 구조에서는 추가 재원이 학습 성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 지표 | 수치 | 시점 |
|---|---|---|
| 전국 초중고 학생 수 | 483만 3천 명 (500만 붕괴) | 2026년 |
| 초1 입학생 수 | 29만 8,178명 (첫 30만 붕괴) | 2026년 |
| 누적 폐교 수 | 4,008곳 | 2026년 기준 |
| 다문화 학생 수 | 20만 2,208명 (4.0%) | 2025년 |
| 1인당 교부금 전망 | 1천만→5천4백만 원 (5.5배) | 2020~2060년 |
예산 자동 증가 구조부터 손봐야 한다
내국세와 연동된 교부금 산정 방식은 세수가 늘어나는 한 학생 수와 무관하게 재정을 팽창시킨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학생 수·학교당 정원 같은 수요 지표와 연동하는 방향으로 개편하지 않으면, 학령인구가 줄어도 교육 예산만 자동으로 불어나는 역설은 계속된다. 반론도 있다. 학생 수가 줄어도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 유지, 특수교육·다문화 학생 지원처럼 '1인당 비용이 늘 수밖에 없는' 영역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개별 수요와 교원 정원·인건비 구조 전반의 경직성은 서로 다른 문제이며, 후자를 그대로 둔 채 세수 연동만 유지하면 재정 효율성 논쟁은 매년 반복될 수밖에 없다.
분석 근거: 교육부·한국교육개발원 '2025년 교육기본통계', KDI 한국개발연구원 'KDI FOCUS'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분석, 뉴스핌(2026.7.20), 교육플러스, 코리아비즈니스리뷰.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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