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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스테이블코인, 지분율 싸움에 발 묶였다

류근웅류근웅 기자· 8/31/2026, 11:01:59 AM· Updated 8/31/2026, 11:02:12 AM

미국은 법을 만들었고 돈은 이미 그 위에서 돌고 있다. 한국은 아직 은행이 지분 몇 퍼센트를 가져야 하는지를 놓고 부처끼리 싸우는 중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이야기다. 시장이 기다려주지 않는 사이, 결제망의 주도권은 이미 달러 쪽으로 기울어 있다.

미국은 법을 만들었고, 시장은 이미 3000억 달러다

미국 상원은 2025년 6월 17일 GENIUS Act를 68대 30으로 통과시켰고, 하원은 7월 17일 308대 122로 가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날 서명했다. 발행사는 준비자산을 1대1로 보유하고 매월 공시하며 독립 회계법인의 감사를 받아야 한다는 게 골자다. 이 법이 자리 잡은 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2026년 2월 말 기준 약 3000억 달러로 불어났고, 미 재무부는 2028년까지 최대 2조 달러를 전망한다.

항목테더(USDT)서클(USDC)
시가총액1895억 달러771억 달러
시장점유율 추이60%대 후반→초반20%대 초반→중반

한국은 아직 지분율 몇 퍼센트를 놓고 싸운다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비은행까지 허용하면 기존 은행 중심의 금융 구조에 예상치 못한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은행부터 도입해 점차 확장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은행은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때 은행 컨소시엄이 지분 51% 이상을 가져야 한다고 요구한다. 금융위원회는 이 요구가 기술기업의 참여를 위축시켜 시장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는 당초 2025년 12월 10일 국회 제출을 목표했으나 두 기관의 이견으로 2026년 초로 미뤄졌고, 정부 최종안은 2026년 1월 제출을 목표로 잡혀 있다.

문턱은 낮췄지만 문은 안 열렸다

논의 중인 자본금 요건은 5억 원에서 250억 원 사이로, 준비금은 발행 금액의 최소 100% 이상을 은행 등 수탁기관에 예치하거나 신탁하도록 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진입 장벽 자체는 미국식 프레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문제는 누가 지분 절반 이상을 쥐느냐는 지배구조 조항이 발행 인가 자체를 막고 있다는 점이다. 2025년 7월 28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나란히 스테이블코인 법안을 냈지만, 여야 합의로도 부처 간 지분율 이견은 풀리지 않았다.

반론: 은행 중심이 안전판이 될 수도 있다

한국은행의 신중론에도 근거는 있다. 지급결제망은 예금자 보호와 직결된 인프라이고, 비은행 발행사가 무너지면 손실이 이용자에게 그대로 전가된다. 미국에서도 GENIUS Act는 감사와 공시 의무를 촘촘히 두었지 지분 구조까지 은행에 넘기지는 않았지만, 대형 발행사 부실 시 시스템 리스크를 누가 흡수할지는 여전히 열린 질문이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표준은 밖에서 정해진다

지분율 협상이 길어지는 동안 국내 이용자와 기업은 달러 스테이블코인 결제망에 먼저 올라탈 유인을 갖는다. 표준과 인프라는 먼저 움직인 쪽이 정한다. 원화 결제망의 주도권을 지키려는 목적이 오히려 은행 카르텔 보호로 귀결된다면, 정작 지키려던 기술주권은 더 빨리 새어 나갈 수 있다.


분석 근거: TokenPost, KB의 생각(kbthink.com), 파이낸셜뉴스, Congress.gov, Sullivan & Cromwell 법률메모.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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