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beTimes
#기술

중국의 '0.1% 룰', 겨냥은 워싱턴인데 표적은 서울이다

류근웅류근웅 기자· 9/13/2026, 3:04:03 PM· Updated 9/13/2026, 3:04:49 PM

미국은 반도체를 쥐고, 중국은 희토류를 쥔 채 마주 보고 있다. 양국이 11월 만료 예정인 관세 휴전 연장을 놓고 수면 아래 협상 중이지만, 그 판의 밑바닥에는 제3의 player가 앉아 있다. 한국이다. 한국은 2023년 희토류 소재·부품 수입의 89%를 중국에서 조달했다(주간조선 보도 기준). 중국이 설계한 규제의 십자포화에 한국이 정조준될 필요도 없다. 범위에 들어와 있을 뿐이다.

미국을 겨눈 총알이 먼저 맞추는 곳

중국은 2025년 12월 1일부터 '0.1% 룰'을 시행했다. 완제품 기준 희토류 함량이 가치 대비 0.1%만 넘어도 제3국 수출에 중국 상무부 허가를 받도록 한 조치다. 중국산 희토류가 극미량 녹아 있는 한국·동남아 기업의 완제품까지 통제 손이 뻗는 셈이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를 그대로 '복제'한 역외 관할이다. 2026년 6월 22일 중국 상무부는 미국 기업 10곳을 수출통제 목록에 추가했다(로이터 보도). 펜타곤의 블랙리스트에 대한 보복이었다.

일본이 미리 겪어준 결과

이 규제의 실탘 결과는 일본에서 먼저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8월 14일 일본 재무성 통계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이다.

품목2026년 상반기 수입2024년 동기 대비
디스프로슘 철합금13t-82%
산화이트륨204t-74%

상반기 6개월 중 4개월은 중국발 디스프로슘 수입 자체가 없었다. 일본 기업들이 미국·호주·베트남으로 수입선을 돌렸지만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다변화가 답이 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한국의 숙제는 2500억 원보다 크다

한국의 구조적 위치다.

항목수치
희토류 원재료 대중 의존도(2023)약 60%
희토류 소재·부품 대중 의존도(2023)약 89%
중국의 세계 제련·분리 점유율85~90%

산업통상자원부는 2026년 2월 '희토류 공급망 종합대책'을 내놨다. 산업기술혁신펀드 내 2500억 원 규모 희토류 R&D 펀드 신규 조성, 희토류 17종 전체의 핵심광물 지정, 해외자원개발 융자 지원율 50%→70% 상향이 골자다(SBS Biz 보도). 방향은 맞다. 다만 제련·분리 공정의 85~90%를 중국이 쥔 상태에서, 펀드 하나로 그 격차를 좁히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일본 사례가 보여준다. 재활용과 우방국 공동개발이 속도를 정할 변수다.

반론 — 중국도 함부로 쏘지 못한다

공포만이 전부는 아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는 자국 가공산업의 매출을 깎는 양날검이다. 실제로 중국은 2026년 9월 정상외교 국면을 앞두고 대미 희토류 영구자석 수출을 늘리며 긴장을 풀었다. 미국 역시 펜타곤 관세를 10%포인트 내리는 카드를 이미 쓴 바 있다. 양국 모두 완전한 결별이 아니라 협상용 압박을 주고받는 중이므로, 최악의 시나리오를 유일한 시나리오로 삼는 건 과잉이다.

그래도 방향은 분명하다. 기술주권은 특허 등록 건수가 아니라 공급망으로 측정된다. 반도체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가 그 반도체 장비와 전기차 모터의 원료를 단일 국가에 89% 의존하는 구조는, 어느 쪽이 정상회담 테이블에 앉든 간에 리스크로 남는다. 11월 휴전 만료 이전에 한국이 스스로 점검해야 할 대목이다.


분석 근거: 주간조선, 글로벌이코노믹(니혼게이자이신문 인용), SBS Biz, 로이터, 연합뉴스TV.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Related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