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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이혼 사상 최대, 그런데 나눠 받은 연금은 월 27만원

류근웅류근웅 기자· 9/25/2026, 11:08:43 AM· Updated 9/25/2026, 11:09:31 AM

한국의 이혼은 줄고 있는데 그 안에서 두 흐름이 갈라진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5년 이혼은 8만8130건으로 6년 연속 감소해 1996년 이후 29년 만에 최소다. 반면 남녀 모두 60세 이상인 이혼은 1만3743건으로 1990년 통계 작성 이래 최다였다. 헤어진 뒤 노후 소득의 절반을 기대했던 사람들이 실제로 손에 쥔 국민연금 분할연금은 월평균 27만1903원이다.

30년 산 부부가 가장 많이 헤어진다

2025년 혼인·이혼 통계에서 혼인 지속기간 30년 이상 부부의 이혼이 전체의 17.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5~9년(17.3%), 4년 이하(16.3%)를 제치고 1위로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0세 이상 이혼 비중은 4년 만에 2.6%포인트 커졌다.

연도60세 이상 이혼 비중
2022년13.4%
2023년13.0%
2024년14.0%
2025년15.6% (역대 최대)

올해도 흐름은 이어진다. 6월 인구동향에서 올해 2분기 동거 20년을 넘긴 이혼은 9373건으로 1년 새 17% 늘었고, 전체 이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1.4%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월 27만원, 절반은 20만원도 안 된다

황혼이혼이 늘며 전 배우자 연금을 나눠 받는 분할연금 수급자도 불어났다. 국민연금공단 통계 기준 11만1317명(2026년 2월)으로 2014년(1만1802명)의 9.4배다. 여성이 9만7592명, 87.7%를 차지한다.

시점분할연금 수급자
2014년1만1802명
2025년 6월9만9818명
2026년 2월11만1317명

액수는 이름값에 못 미친다. 월 20만원 미만 수급자가 5만661명, 전체의 45.5%다. 국민연금연구원이 6월 낸 '국민연금의 분할일시금 도입방안' 보고서에서도 여성 수급자의 월평균은 31만원, 남성은 16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제도 안의 세 개의 함정

첫째, 나누는 기준은 혼인신고 기간이 아니라 실질 혼인 기간이다. 서울행정법원은 6월 법적 혼인 6년11개월이던 여성의 청구를 "실질 혼인 관계가 5년에 미치지 못한다"며 기각했다. 둘째, 국민연금법 제64조의 청구 기한 5년은 이혼일이 아니라 요건을 모두 채운 날부터 돌아간다. 셋째, 전 배우자가 반환일시금을 먼저 찾아가면 선청구를 해 둔 상대방은 한 푼도 받지 못한다. 반환일시금 수급자는 2024년 말 19만8663명에 달한다.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은 2018년부터 분할일시금을 운영하는데 국민연금만 빈자리로 남았다.

반론도 있다

분할연금 확대가 정상적으로 납부한 가입자의 몫을 줄이고 연금재정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이 있다. 이혼 당사자 간 재산분할 청구로 이미 경제적 청산이 이뤄진다는 반론도 가능하다. 다만 연구원 보고서는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분할일시금 도입을 단기 과제로, 장기적으로는 이혼 시점에 가입 이력 자체를 나누는 방식을 제안했다. 관련 국민연금법 개정은 다음 달 국회에서 다뤄진다.

노후를 연금 하나에 걸지 말 일

법 앞의 형평 구멍을 메우는 입법은 필요하다. 그러나 월 27만원이라는 숫자가 먼저 말하는 건 국민연금이 노후의 전부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2028년 1월부터 1969년생은 분할연금 지급 개시 연령도 65세로 올라간다. 이혼 여부와 무관하게 연금 외 개인 노후자산을 쌓는 일은 선택이 아니라 본업이 됐다. 초고령 사회에서 이혼 뒤 빈곤은 이미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분석 근거: 연합뉴스(국가데이터처 2025년 혼인·이혼 통계, 국민연금연구원 '국민연금의 분할일시금 도입방안' 보고서 보도), 서울경제(국민연금공단 분할연금 통계·서울행정법원 판결 보도), 국가데이터처 KOSIS.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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