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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가 밀어준 821조 예산…법인세, 15년 만에 소득세 넘었다

류근웅류근웅 기자· 9/29/2026, 7:07:46 PM· Updated 9/29/2026, 8:49:52 PM

2027년 예산안은 두 얼굴을 하고 있다. 한쪽은 사상 처음 800조 선을 넘긴 820조9000억 원짜리 '슈퍼 예산'이고, 다른 쪽은 그 재원의 심장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의 실적이 대신 뛰어준다는 사실이다. 정부가 9월 1일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에서 내년 법인세 추계액은 216조 원. 15년 만에 소득세를 넘어서는 숫자다.

673조에서 821조까지, 3년 만에 바뀐 규모 감각

연도총지출직전 대비
2025673조 원—
2026728조 원+8.1%
2027(안)820조9000억 원+93조 원 안팎

동아일보가 짚었듯 예산은 673조에서 728조, 다시 821조로 계단을 올랐다. 2년 연속 한 자릿수 후반에서 두 자릿수로 치닫는 증가폭이다. 이 계단 전체가 반도체 호황이 만든 세수 폭증이라는 일시적 반사이익 위에 놓여 있다.

법인세 216조, 왕좌를 바꾼 '삼전닉스'

연합뉴스와 뉴스1, 한국경제 보도를 종합하면 내년 법인세 수입은 216조 원 안팎으로 집계되며 소득세를 제친다. 국민의 세금 목록에서 근로자의 월급에서 떼는 소득세가 아니라 기업 이익에서 걷는 법인세가 처음으로 최대 세목에 오르는 구도다. 세수의 축이 특정 산업, 그중에서도 두 반도체 기업에 쏠린다는 뜻이다. 반도체는 순환 산업이다. 사이클이 꺾이는 해에 이 세수가 어떻게 되는지는 2019년과 2023년이 이미 보여줬다.

초과세수 50조에서 85조까지, 편차가 웅변한다

2027 예산안 핵심 지표수치
내년 법인세 추계216조 원(소득세 추월)
올해 초과세수 추계50조~85조 원(기관·매체별 상이)
미래대응기금 신설162조 원(200조 확대 가능성)
내년 국가채무1519조8000억 원
2030년 채무 전망1734조 원(GDP 대비 49%)

올해 초과세수 추계는 한겨레와 한국경제가 50조~60조로 잡는가 하면 뉴시스는 29일자 보도에서 85조까지 제시한다. 추계가 이만큼 벌어진다는 것 자체가 아직 걷히지 않은 유동적 돈이라는 증거다. 정부는 이 돈을 미래대응기금 162조로 묶었고 국회에서는 200조 확대론까지 나온다. 여기에 초과세수 100조를 국민연금에 넣자는 제안이 나오자 정부는 '다른 분야에 쓸 돈이 줄어든다'고 답했다(중앙일보 9월 28일). 일회성 세수를 어느 쪽으로든 영구 배정하는 순간 반도체 사이클이 내려가는 해의 구멍으로 된다.

재정적자 3조인데 채무는 106조 늘어난다

뉴스핌이 지적했듯 예산안의 재정적자는 3조로 좁혔지만 국가채무는 1년 새 106조 불어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채무비율을 GDP 대비 50% 이내로 유지하겠다고 밝혔고, 그 전망치는 지출 1005조·채무 1734조의 49%다. 뉴스1의 분석대로 이 49% 방어선은 '반도체 호황의 지속'을 전제로 한 숫자다. 세수쇼크가 한 번 반복되면 50%를 다시 넘는다.

"지금은 쓸 때다"는 논리도 만만치 않다

확장재정을 옹호하는 논리도 분명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예산 편성 과정에서 '포퓰리즘 긴축 트랩' 논거를 공개적으로 거부했고(더코리아헤럴드 5월 보도), Fitch와 Moody's는 예산안에 긍정 평가를 냈다(코리아타임스 9월 9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역대 최대 예산 속에서 채무비율은 오히려 낮춘다는 입장이다. 이자부담이 완화되는 국면에서 AI·반도체 인프라에 재정을 붓는 것이 성장세를 지키는 길이라는 주장에는 데이터의 뒷받침이 있다.

규칙 없는 호황은 지출을 부른다

한국세정신문 29일자 보도에 따르면 국가채무비율 60% 이내를 법적으로 강제하는 재정준칙 마련 논의가 현실 궤도에 올랐다. 순환적인 세수로 구조화된 지출을 늘리는 나라는 호황엔 821조를 쓰고 불황엔 빚을 늘린다. 반도체 세금이 흐르는 지금이 지출의 타이밍을 정하는 규칙을 만들 수 있는 마지막 여유일 수 있다.


분석 근거: 연합뉴스, 정책브리핑(korea.kr), 중앙일보, 동아일보, 뉴스1, 뉴시스, 한겨레, 한국경제, 한국세정신문 보도(2026년 5~9월).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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