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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개국 철강 포위망…그 안쪽에서 맞는 건 한국 강판이다

류근웅류근웅 기자· 2026/10/5 17:07:55· Updated 2026/10/5 17:15:53

한국 철강은 지금 두 겹의 포위망 사이에 끼어 있다. 바깥에서는 중국의 과잉 철강이 밀려들고, 미국과 일본이 쌓은 관세벽은 그 틈에 낀 한국산 강판을 밀어낸다. 10월 초 미국 밀워키에서 28개국이 중국 철강 공동 견제에 합의했지만, 정작 그 포위망 안에서 숨 쉴 틈은 한국 쪽이 더 좁아지고 있다.

밀워키의 28개국, 베이징은 없다

OECD 산하 글로벌 철강과잉설비포럼(GFSEC) 회원국 28개국이 최근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포괄적 공동행동 프레임워크'를 채택했다. 중국은 불참했다. 회원국들은 불공정 보조금 수혜 품목에 관세를 부과하고, 반덤핑·상계관세 조사를 강화하며, 제3국 경유 우회수출을 추적·차단하기로 했다. 배경에는 숫자가 있다.

항목수치
글로벌 과잉설비(2024년)6억1000만t → 2028년 7억4500만t 전망
2026~2028년 글로벌 수요 증가3400만t
동기간 설비 증가최대 1억3900만t
중국 철강 수출(2025년)1억3100만t, 2020년 대비 153% 증가

수요는 3400만t 늘어나는데 설비는 1억3900만t 불어나는 셈이다. 중국 철강사 보조금은 자산 대비 규모가 타국 기업의 약 15배라는 분석도 회의장에 올랐다.

관세를 쌓아도 우회로는 뚫린다

각국은 이미 관세를 쌓아 왔다. 2016년 이후 GFSEC 회원국들이 중국산 철강에 개시한 반덤핑·상계관세 조사는 68건에 달한다. 그중 28건에서 같은 패턴이 확인됐다. 중국의 직접 수출은 급감하는데 제3국행 수출과 그 나라발 재수출이 함께 늘어나는 그림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국내는 지난해 중국산 스테인리스 후판과 열연후판(최대 34.10%)에, 올해는 열연강판으로 반덤핑 대상을 넓혔고, 지난달엔 H형강 조치를 5년 연장하고 봉강에 27.96% 잠정관세 부과를 건의했다. 그러자 중국산은 페인트 도장 컬러후판 같은 비규제 품목으로 '둔갑'해 들어온다는 게 조선비즈·이투데이 보도다.

포위망 안쪽에서 맞는 건 한국이다

문제는 포위망을 함께 친 국가들이 한국에도 관세를 걸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조치사실상 세율
미국철강 50% + OCTG 반덤핑(넥스틸 29.94%)79.94%
미국철강 50% + OCTG 반덤핑(비개별 19.87%)69.87%
일본강판 잠정 반덤핑포스코 29.2%, 타사 최대 38%
한국(수입)중국산 열연후판 반덤핑최대 34.10%

미국은 기본 철강관세 50%에 유정용 강관(OCTG) 반덤핑을 얹었다. 수출 물량의 95%를 북미에 의존하는 현대스틸파이프(현대제철 자회사)는 현지 공장도 없다. 일본도 8월부터 한국산 용융아연도강판에 잠정 반덤핑관세를 물렸다. 포스코는 WTO 협정을 근거로 관세율 재조정 의견서를 제출했지만 당장의 부담은 피할 수 없다.

내수는 23년 만에 바닥을 쳤다

수출이 막힌 사이 내수가 먼저 무너졌다. 국내 철강 수요는 23년 만에 4500만t선이 깨졌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내수가 5000만t 밑으로 떨어진 해는 2009년과 2020년 등 4번뿐이었다. 재무 여력이 부족한 중견 철강사는 회생절차를 밟거나 매물로 나왔고, 철강업 고용도 지난해 약 400명(0.3%) 줄었다.

반론: 프레임워크에는 이빨이 없다

이번 합의를 과신할 이유는 없다. 국민일보 보도대로 밀워키 프레임워크는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이 관건이다. 다시 보아야 할 지점도 있다. 중국 철강 45개사가 최근 자율 감산에 나섰고 올 상반기 중국 조강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3%, 소비는 3.6% 줄었다. 공급 자체가 줄면 관세를 부과하지 않아도 가격 압박은 누그러질 수 있다.

관세 싸움의 구도는 단순하다. 중국산을 막는 벽이 곧 한국산을 가두는 벽이 되기도 하는 시장이다. 현대스틸파이프의 북미 의존도가 보여주듯 시장 다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 조건이 됐고, 세아제강의 텍사스 생산거점처럼 현지화가 답인 구간도 분명하다. 내수가 4500만t 시대로 접어든 이상, 철강업의 회복은 규제 대응 속도와 해외 거점 확보에서 갈린다.


분석 근거: 국민일보(2026.10.5), 이투데이(2026.9.28·8.10), 머니투데이(2026.9.30), 뉴스1(2026.9.20), 조선비즈(2026.9.9), 헤럴드경제(2026.8.19) 보도.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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