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4일 백악관, 반도체 딜이 걷어낼 한국 메모리의 보호막
미·중 정상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마주 앉는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23일 도착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공항으로 직접 나가 맞는 이례적 예우다(연합뉴스). 문제는 의제다. 투자·기술 규제 완화가 협상 테이블에 오르는 순간, 한국 메모리가 누려온 경쟁 우위의 상당 부분이 기술이 아니라 '미국의 규제'라는 남의 우산이었음이 드러난다. 그 우산을 트럼프가 접을 기미가 보인다.
135분의 베이징에서 백악관까지
두 정상은 작년 10월 30일 경주 APEC에서 무역전쟁 휴전을 선언했고, 올해 5월 14일 베이징에서 135분 회담을 한 뒤 이번 워싱턴 회담으로 이어졌다(주간동아). 20~21일 뉴욕에서는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가 사전 조율을 끝냈고, 베선트는 "매우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연합뉴스). 로이터가 전한 바로는 각국 300억 달러 상품에 붙인 관세를 낮추는 프레임워크가 논의됐다(EBN산업경제). 중국은 미산 LNG에 붙인 15% 관세 완화와 농산물·보잉 구매 확대를 내놓고, 관세와 함께 '투자·기술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연합뉴스TV).
트럼프의 사정 — 지지율 33%, 남은 판돈은 중국
트럼프의 딜 동기는 숫자로 드러난다. 주간동아는 트럼프 지지율이 33%로 최저 수준이며 중간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성과가 절실하다고 짚었다. 반도체 카드는 이미 반쯤 꺼내 있다. 작년 12월 대중 매출의 25%(H200은 15%)를 미 정부에 내는 '수출세' 조건으로 판매를 재개했지만 중국이 사지 않았고, 엔비디아의 대중 매출 비중은 5%까지 떨어졌다(주간동아). 8월에야 바이트댄스·텐센트가 각 1만 대씩 받는 소량 거래가 풀렸다(AI타임스). 허용 물량 자체를 '극소량'이라 못 박은 미 상무부의 태도도 딜 카드로 쓰기 위해 남겨둔 것으로 읽힌다.
CXMT의 10% — 보호막엔 이미 구멍이 뚫렸다
| CXMT(창신) 부상 지표 | 수치 |
|---|---|
| 세계 D램 점유율(2026년 2분기) | 사상 첫 10% 돌파 |
| 세계 D램 점유율(2023년) | 1% 미만 |
| 7월 상장 조달액 | 약 579억 위안(약 12조 원) |
| 본토 밖 매출 비중 | 63.8%(1년 새 27%p 상승) |
규제가 막아준 사이 중국은 다른 문으로 들어왔다. CXMT는 올해 2분기 세계 D램 점유율 10%를 넘겼고, 상장으로 12조 원가량을 조달해 HBM3E 양산을 추진한다(주간동아). 애플은 아이폰·맥북에 CXMT 칩을 탑재하겠다는 승인을 미 행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트렌드포스 집계로 일부 범용 D램 계약가는 1년 새 10배 올랐다. 가격을 누르고 싶은 미국과 물량을 늘리고 싶은 중국의 이해가 맞닿는 지점이 바로 범용 메모리다.
한국 수출 증가분의 73%가 걸렸다
올해 1~7월 한국 총수출 증가분의 73%가 반도체 한 품목에서 나왔다(한국금융신문). 코스피는 지난주 6894.23에 마감했고,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밴드를 6400~7500으로 제시하며 최대 변수로 정상회담 결과를 꼽았다(머니투데이). 연합뉴스가 전하는 증권가 전망의 요지는 하나다. 반도체 규제가 풀리면 한국 메모리주는 부정적이라는 것. 회담장이 워싱턴에 있어도 등락은 여의도에서 난다.
완화가 곧 재앙은 아니다
반론도 분명하다. H200은 이미 한 세대 뒤 칩이고 풀린 물량도 소량에 그쳤다. 범용 D램 접근이 넓어져도 HBM과 첨단 공정에서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우위는 당분간 유지된다. 관세 인하 300억 달러 규모가 실행되면 한국 수출에도 순풍이고, 미·중 긴장 완화 자체가 희토류·핵심광물 공급망 리스크를 줄인다. 규제 완화를 일률적으로 악재로 읽는 건 지나친 비관이라는 반박이 가능하다.
우산을 걷은 뒤의 계산
미 싱크탱크 ITIF 보고서는 2018~2022년 첨단산업 부가가치 증가분이 중국 6115억 달러, 한국 74억 달러였다고 집계했다(한국금융신문). 회담 결과와 무관하게 이미 벌어진 격차다. 24일 백악관에서 나올 딜의 문구보다 딜 이후의 시장 구도가 한국을 가른다. 남의 우산이 접히기 전에 소재·장비·부품 기반을 제 손으로 쌓는 수순만 남았다.
분석 근거: 연합뉴스, 연합뉴스TV, 주간동아, EBN산업경제, 머니투데이, AI타임스, 트렌드포스, 한국금융신문(ITIF 한국 산업경쟁력 보고서).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