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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슈퍼사이클, 정작 사람이 없다

류근웅류근웅 기자· 2026/7/18 11:02:31· Updated 2026/7/18 13:22:58

한국 조선업은 지금 두 개의 얼굴을 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 빅3의 도크는 LNG선 수주로 가득 차 있고, 증권가는 2026~2033년을 '슈퍼사이클 2막'으로 부른다. 그런데 같은 조선소의 작업복 안쪽을 들여다보면 용접공을 구하지 못해 애태우는 현장이 있다. 호황과 인력 공백이 한 지붕 아래서 부딪히고 있다.

수주 목표 3분의 1을 채운 상반기

HD한국조선해양은 연간 목표 233억1000만달러의 33.3%인 약 77억5000만달러를, 삼성중공업은 목표의 22%인 31억달러를 이미 수주했다. 업계 1분기 합산 수주액은 114억7000만달러, 5월 말 누적 수주는 200억달러를 넘어섰다. DS투자증권은 하반기 LNG선 발주 재개로 호황이 2032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빅3 합산 매출은 사상 처음 6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선사상반기 수주액연간 목표 달성률
HD한국조선해양77.5억달러33.3%
삼성중공업31억달러22%

25%로 늘어난 외국인 노동자 비중

조선업 외국인 근로자 비중은 2021년 약 5%에서 2026년 현재 25% 수준으로 늘었다. 이주노동자 수는 2021년 4512명에서 2024년 2만2824명으로 늘었다. 사내협력사가 생산의 70~80%를 맡는 구조에서 협력사 인원의 26.1%가 이주노동자다. 고용노동부 조사에서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조선 포함)의 미충원율은 14.7%로 전 산업 평균 8.3%의 두 배에 가깝다.

최저임금이 만든 구인난이라는 지적

이재명 대통령은 올해 초 울산 타운홀 미팅에서 "조선 현장의 노동 강도가 상당히 센데 최저임금을 준다니까 국내에서는 고용을 할 수 없고, 외국인 노동자를 구하는 방식으로 해결한다는 게 바람직한지 고려해 볼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하청업체 국내인 고용 비율이 56%에 그친다는 현장 보고에는 "월급을 조금 주니까 그렇겠죠"라고 답했다. 최저임금 수준의 보수로는 위험하고 힘든 용접·도장 공정에 내국인을 붙잡을 수 없다는 뜻이다. 시장 임금이 형성되지 못하게 막는 규제가 값싼 외국인력 의존을 구조화했다는 진단이 가능하다.

물론 임금만의 문제는 아니다. 매일노동뉴스는 숙련공 고령화와 하도급 다단계 구조 자체가 청년층 기피의 근본 원인이라고 짚는다. 임금을 올려도 3D 업종 이미지와 안전사고 위험이 해소되지 않으면 내국인 유입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반론이다.

원화 강세는 예상만큼의 호재가 아니다

수출 대금 대부분이 달러인 조선업은 통상 고환율 수혜주로 꼽히지만,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은 수주 금액의 30~50%를 환헤지하고 삼성중공업은 거의 100%를 헤지한다. 원/달러 환율이 최근 1480원대로 내려앉으며 하반기 1450원까지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이미 헤지된 물량은 환율 하락의 충격은 흡수하지만 환율 상승의 이익도 함께 나눠 갖지 못한다.

병목은 수주가 아니라 사람이다

조선 3사가 확보한 일감은 향후 5~7년 매출을 채울 만큼 두텁다. 그러나 그 일감을 실제 배로 만들어낼 손이 부족하다는 사실은 수주액 그래프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최저임금 규제와 다단계 하도급이 만든 임금 신호 왜곡을 그대로 둔 채 외국인력 쿼터만 늘리는 방식으로는 다음 사이클을 준비할 숙련공을 키우기 어렵다. 슈퍼사이클의 지속 여부는 도크 안이 아니라 노동시장 규제를 얼마나 풀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분석 근거: 머니투데이, 스포츠피플타임즈, 글로벌이코노믹, 매일노동뉴스, 이투데이, 뉴시스, 고용노동부 통계 등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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