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사이클 K조선, 발목 잡는 건 비자다
한국 조선업은 지금 13년 만의 호황과 13년째 굳어진 인력 구조가 동시에 굴러가는 현장이다. 도크는 2029년 인도분까지 꽉 찼는데, 그 배를 실제로 용접할 사람은 정부 쿼터표 안에서만 구할 수 있다.
숫자로 본 호황, 과장이 아니다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 조선 빅3의 2026년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2조70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1분기 합산 수주액은 114억7000만달러였고, 5월 말 기준 누적 수주는 2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반기 전체로는 3사 합산 약 300억달러 규모의 수주를 따냈다는 집계도 나왔다. LNG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선별 수주가 이뤄지면서 수익성 지표도 동반 상승했다.
| 조선사 | 상반기 수주액 | 연간 목표 대비 |
|---|---|---|
| HD한국조선해양 | 157.2억 달러 | 67.4% |
| 삼성중공업 | 100억 달러 | 72% |
| 한화오션 | 37억 달러 | 목표치 미달 |
일감보다 빨리 는 것은 외국인 용접공뿐이다
조선업 일반기능인력(E-7-3) 비자로 입국한 외국인은 2022년 1017명에서 2025년 1만3297명으로 늘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약 50배 규모다. 업계 안팎에서는 연평균 1만 명 이상의 숙련 인력이 부족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시장이 임금을 얼마든지 올려서라도 사람을 구하고 싶어 하는데, 실제로 그 인력을 데려오는 문 앞에는 정부가 정한 쿼터가 서 있다.
| 구분 | 2022년 | 2025년 |
|---|---|---|
| E-7-3 비자 인력 | 1,017명 | 13,297명 |
정부는 지금 그 문을 더 좁히고 있다
2023년부터 한시 운영되던 조선업 별도 비자 쿼터는 올해 말 종료되어 제조업 쿼터로 흡수된다. 숙련기능인력의 원청 직접고용을 제한하는 방향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고용허가제 외국인력(E-9) 총원은 2026년 8만 명으로, 전년 대비 5만 명 줄었다. 수주 곡선이 위로 꺾인 시점에 노동 공급 곡선을 아래로 눌러놓은 셈이다.
이중구조 우려도 근거가 있다
외국인 인력이 처우 좋은 원청 정규직 자리를 먼저 채우면 내국인 청년의 진입로가 막히고, 조선업 노동시장이 이중구조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근거 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로 정책 당국은 이 우려를 근거로 비자 규모 축소 방향을 잡았다. 다만 이 논리는 국내 청년 인력 공급이 단기간에 늘어난다는 전제에서만 성립한다.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졸업생의 조선업 취업 유인이 임금 상승만으로 얼마나 빠르게 회복될지는 별개의 문제다.
시장 신호와 행정 쿼터가 어긋난 결과
조선사들은 수주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어도, 인력 확보 속도는 행정 쿼터가 정한다. 쿼터가 시장의 임금 신호보다 느리게 움직이면 병목은 도크가 아니라 출입국 창구에서 생긴다. 슈퍼사이클의 지속 기간은 결국 선가나 발주량이 아니라, 이 인력 공급 병목을 얼마나 빨리 풀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분석 근거: 글로벌이코노믹, 스마트투데이, 뉴스투데이(N2 포커스), 대전프레스, 정책브리핑(대한민국 정부).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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