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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스테이블코인, 지분율 논쟁에 갇힌 기술주권

류근웅류근웅 기자· 2026/8/7 11:02:01· Updated 2026/8/7 12:51:27

테더(USDT)가 시가총액에서 이더리움을 추월했다는 소식이 나온 지 두 달이 지났다.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전체 시가총액은 올해 4월 기준 3170억 달러를 넘어섰고, 2028년까지 2조 달러 규모로 8배 넘게 커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같은 시간 한국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누가 찍을 것인가를 놓고 여전히 지분율 숫자 싸움 중이다.

테더의 질주, 규제가 아니라 속도의 문제였다

미국은 지난해 7월 '지니어스법(GENIUS Act)'을 제정해 스테이블코인을 증권도 상품도 아닌 결제수단으로 규정하고, 발행·준비금·유통 전반을 연방 차원에서 정리했다. 그 결과 테더가 약 67%, 서클의 USDC가 약 22%를 나눠 가지는 시장이 만들어졌다. 규제 공백이 아니라 규제의 방향과 속도가 시장 점유율을 갈랐다는 뜻이다. 결제수단으로 못박힌 순간 은행이든 빅테크든 인가를 받아 뛰어들 길이 열렸다.

한국은 아직 '51%룰'에서 못 벗어났다

국내 논의는 하반기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는 있지만, 핵심 쟁점인 발행 주체를 두고 한국은행과 금융당국, 여당 사이 입장이 여전히 엇갈린다. 한국은행은 시중은행이 지분 51% 이상을 쥔 컨소시엄만 발행을 맡아야 한다는 '은행 중심 발행' 원칙을 고수해왔고, 당정도 이 방향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업계와 학계에서는 이 기준이 사실상 빅테크와 핀테크의 진입을 막아 혁신을 저해한다고 반박한다.

자본유출 우려는 근거 없는 기우가 아니다

한국은행의 신중론에도 근거는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감독 사각지대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즉시 교환되는 통로가 되면, 당국 신고 없이 자본이 빠져나가는 경로가 열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안정을 다루는 중앙은행 입장에서 이 우려를 무시하기는 어렵다. 다만 그 대응이 '지분 51%'라는 소유구조 규제여야 하는지는 별개 문제다. 준비자산 100% 보장, 상환청구권, 실시간 공시 같은 행위 규제로도 같은 목적을 달성할 여지는 있다.

시장이 기다려주지 않는다

구분미국(GENIUS Act)한국(추진 중)
법적 지위결제수단으로 명확화디지털자산기본법 하반기 입법 추진
발행주체은행·비은행 모두 인가 대상은행 지분 51% 이상 컨소시엄(안), 미확정
제정·시행2025년 7월 제정시행 시점 미정

소유구조를 둘러싼 힘겨루기가 길어지는 사이 원화 표시 자산은 글로벌 결제·정산망에서 계속 달러 스테이블코인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자유로운 진입을 막는 규제는 안정을 지키는 대신 그 시장 자체를 해외로 넘겨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지분율 몇 퍼센트를 정하는 협상보다, 누가 찍든 준수해야 할 준비자산·공시·상환 규칙을 먼저 세우는 쪽이 통화주권을 지키는 더 빠른 길이다.


분석 근거: 이투데이, 디지털데일리, 파이낸셜뉴스, 인베스팅닷컴, 네스트리(nestree.io).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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