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3.7% 오르는 사이, 폐업은 62만 건
2027년 최저임금이 시급 1만700원으로 확정됐다. 인상률은 3.7%, 최근 10년 중 여덟 번째로 낮은 폭이다. 같은 시기 자영업 통계는 정반대 방향을 가리킨다. 2026년 상반기 폐업 신고는 62만4천 건으로 1990년 통계 작성 이래 반기 기준 최고치를 찍었다. 임금 인상 속도는 눈에 띄게 느려졌는데, 폐업 곡선은 오히려 가팔라진 셈이다.
표결로 갈린 1만700원, 그 안의 숫자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번에도 노사 합의가 아닌 표결로 결론을 냈다. 근로자위원안(1만730원) 11표, 사용자위원안(1만700원) 15표, 무효 1표로 사용자안이 채택됐다. 노동계는 초반 1만2000원(16.3% 인상)을 제시했고 경영계는 동결에 가까운 1만320원을 고수했다가, 열두 차례 수정안을 거쳐 격차를 130원까지 좁힌 끝에 표결로 넘어갔다. 월 209시간 기준 환산액은 223만6300원이다.
2018년의 기억과 지금의 속도 차이
2018년 최저임금은 전년 대비 16.4% 오른 7530원으로 결정됐다. 2000년 이후 최대 인상폭이었고, 이듬해도 10.9% 인상이 이어졌다. 그 여파로 정부는 30인 미만 사업장 종사자 약 218만 명을 대상으로 3조 원 규모의 일자리안정자금을 투입해야 했다. 이번 3.7% 인상은 그때와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정책 방향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자영업은 왜 무너지나
2026년 상반기 폐업 62만4천 건 중 음식점업이 18만5천 건(29.6%)으로 가장 많았고, 도소매업 15만7천 건, 서비스업 11만3천 건이 뒤를 이었다. 폐업 사유는 매출 부진(41.2%), 인건비·임대료 부담(28.7%), 대출 상환 압박(17.4%) 순으로 나타났다. 신규 창업 47만3천 건 대비 폐업이 1.32배에 달해, 자영업 시장은 처음으로 순감소 국면에 들어섰다. 인건비 항목이 전체 사유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점이 핵심이다.
| 구분 | 수치 |
|---|---|
| 2027년 최저임금 인상률 | 3.7%(1만320원→1만700원) |
| 2018년 최저임금 인상률 | 16.4%(6470원→7530원) |
| 2026년 상반기 폐업 건수 | 62만4천 건(전년 동기 대비 +14.7%) |
| 폐업 1위 사유 | 매출 부진(41.2%) |
| 창업 대비 폐업 비율 | 1.32배 |
최저임금 탓만은 아니라는 반론
최저임금 인상 10%당 자영업자 전체 폐업확률 상승폭이 0.7%포인트에 그쳤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고용원 없는 1인 자영업자는 오히려 폐업확률이 0.4%포인트 낮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로 좁히면 같은 조건에서 폐업확률이 2.6%포인트 오른다는 결과도 함께 존재해, 최저임금이 전체 자영업 붕괴의 주범이라기보다 종업원을 둔 사업장에 선별적으로 부담을 얹는 변수라는 쪽이 더 근거 있는 해석이다.
숫자가 가리키는 지점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늦춘 것은 시장 신호에 맞춘 합리적 조정이었다. 문제는 그 조정만으로 자영업 위기가 해소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폐업 사유의 3분의 2 이상이 매출 부진과 임대료·대출 부담에 몰려 있다는 사실은, 정책의 초점이 임금 테이블에서 내수 회복과 임대차·금융 부담 완화 쪽으로 옮겨가야 함을 보여준다. 최저임금을 더 눌러도, 임대료와 대출 이자가 그대로면 폐업 곡선은 꺾이지 않는다.
분석 근거: 뉴스1, 파이낸셜뉴스, 비즈포커스, 경인일보, 서울대 s-space 저장소(최저임금 인상이 자영업자에 미친 영향), 위키백과(문재인 정부 최저임금 인상 논란).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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