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beTimes

중국 희토류 방아쇠는 유예됐을 뿐 사라지지 않았다…한국 비축은 42일치

류근웅류근웅 기자· 2026. 10. 5. PM 3:05:12· 수정 2026. 10. 5. PM 4:04:58

지구촌 제조업의 목줄을 쥔 규제 하나가 시한에 묶여 있다. 중국이 2025년 10월 9일 발표한 확대 희토류 수출통제는 부산 한미 정상회담의 대가로 1년 유예됐고, 그 유예가 11월 10일에 끝난다. 9월 말 미중이 휴전을 두 달 늘려 2027년 1월 10일로 잡았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통제 자체는 폐기된 것이 아니라 잠시 내려놓인 것뿐이다. 방아쇠에 손가락이 걸린 채로다.

유예는 해체가 아니다

타임라인을 돌아보면 규제의 방향은 일관됐다. 2025년 4월 디스프로슘·테르븀 등 중희토류 7종으로 시작해, 같은 해 10월 홀뮴·어븀·툴륨·유로퓸·이터븀과 정제 기술·장비까지 통제 폭이 넓어졌다. 뉴욕타임스는 9월 22일자에서 이 확대 조치가 여전히 11월 10일 발효 예정으로 남아 있다고 짚었다. 휴전 연장 협상이 결렬되면 서류 한 장으로 원상복귀되는 구조다.

시점조치
2025년 4월중희토류 7종 수출통제 개시
2025년 10월 9일5종 추가 + 기술·장비 통제 확대
2025년 11월부산 회담 뒤 1년 유예(2026년 11월 10일까지)
2026년 9월미중 휴전 2개월 연장 합의 보도(2027년 1월 10일까지)

6조5000억 달러를 쥔 손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7월 '세계 핵심광물 전망 2026'에서 중국의 통제가 전면 시행되면 중국 밖 지역의 하류 생산, 연 6조5000억 달러 어치가 위험에 빠진다고 계산했다. 숫자가 무서운 이유는 집중도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가공의 90%, 중희토류 가공의 99%를 차지한다. 영구자석 생산도 2025년 기준 세계의 94%가 중국산이다.

항목수치출처
통제 전면 시행 시 위험 하류 생산연 6조5000억 달러IEA(2026.7)
세계 희토류 가공 내 중국 비중약 90%IEA
중희토류 가공 내 중국 비중약 99%IEA
영구자석 생산 내 중국 비중약 94%업계 보도

한국의 산수: 비축 42일

한국은 이 구도에서 가장 노출된 축에 속다. 희토류 수입의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전기차 구동모터의 심장인 네오디뮴 자석은 국산화 첫 사례가 2023년에야 나왔다. 정부 비축은 2023년 기준 핵심광물 42일치로, 2031년 100일치 목표의 절반도 안 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희토류 17종 전체를 핵심광물로 지정하고 해외자원개발 융자를 675억 원으로 늘리는 '희토류 공급망 종합대책'을 냈지만, 광산 하나 세우는 데 걸리는 시간에 비하면 푸념에 가깝다.

시장이 답을 미루는 동안

IEA 보고서의 더 불편한 대목은 투자다. 2025년 핵심광물 분야 투자는 오히려 9% 줄었고, 중국 밖 공급망을 만들려면 5000억~6000억 달러의 신규 광산 투자가 필요하다. 유예가 반복되는 동안 가격 불안이 사라지고, 기업들은 비싼 대체 공급망에 돈 쓸 이유를 잃는다. 규제 리스크가 시장 신호를 덮어버리는 역설이다.

반론: 중국도 대가를 치른다

중국 입장에서 이 지렛대는 공짜가 아니다. 아르구스 등은 확대 통제가 오히려 미국·유럽·동맹국의 비중국 공급망 투자를 부추긴다고 분석했다. 단발적 무기는 한 번 쏘면 두 번째부터는 위력이 떨어진다. 유예를 되풀이하는 것 자체가 중국이 완전한 사용을 주저한다는 신호로 읽힌다.

그래서 남는 건 보험이다. 11월 10일이나 1월 10일이든, 시한이 몇 번 미뤄져도 한국이 바꿔야 할 것은 횟수가 아니라 준비다. 비축 확대, 자석 국산화, 재활용 투자는 특정 정권의 치적이 아니라 전시 기간에 사두는 보험료다. 방아쇠를 쥔 손이 언제 다시 당길지는 베이징만 안다. 42일치로 버티는 쪽이 그것을 결정해선 안 된다.


분석 근거: 로이터(IEA 세계 핵심광물 전망 2026 보도), 뉴욕타임스(2026.9.22), 로이터·야후파이낸스(2025.10.9 중국 통제 확대 보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희토류 미중 갈등 보고서, 에너지경제(산업부 희토류 공급망 종합대책).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데일리 브리핑 구독

매일 아침 핵심 뉴스를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무료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