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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3년, 사망자는 그대로였다

류근웅류근웅 기자· 2026. 10. 20. PM 7:22:13· 수정 2026. 10. 20. PM 7:22:25

사람을 살리겠다며 기업인을 형사처벌 대상에 올린 법이 시행 3년을 넘겼다. 그런데 정작 지키려던 숫자, 산업재해 사망자는 법 시행 전과 거의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다. 반면 기업이 떠안은 수사·재판 리스크와 중소기업의 부담은 뚜렷하게 늘었다. 성과와 비용이 이렇게 엇갈리는 정책을 '성공'이라 부를 수 있는지, 지금 숫자로 따져볼 때가 됐다.

사망자는 줄지 않았다

국회입법조사처가 2025년 8월 내놓은 집계에 따르면 산업재해 사망자는 법 시행 전인 2021년 2080명에서 시행 첫해인 2022년 2223명으로 오히려 늘었고, 2023년 2016명으로 내려간 뒤 2024년 다시 2098명으로 올라섰다. 3년을 평균 내면 법 시행 전 수준과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없다는 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50인 이상 사업장만 따로 봐도 사망자는 2021년 248명에서 2024년 250명으로, 가장 먼저 법을 적용받은 대기업·중견기업군에서조차 개선이 확인되지 않았다.

재해자는 오히려 늘었다

사망자 수가 정체된 사이 전체 재해자 수는 꾸준히 늘었다. 2022년 13만348명이던 재해자는 2023년 13만6796명, 2024년 14만2771명으로 매년 증가했다. 사고재해자만 봐도 같은 기간 10만7214명에서 11만5773명으로 늘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겨냥한 것은 사망에 이르는 중대재해였지만, 현장의 재해 발생 자체를 줄이는 효과는 통계상 드러나지 않는다.

지표2021(시행전)202220232024
사망자(명)2,0802,2232,0162,098
재해자(명)-130,348136,796142,771
50인 이상 사업장 사망자(명)248--250

형사처벌 기계는 돌아가는데 결과가 안 보인다

수사와 재판 단계의 숫자를 보면 법이 만든 부담은 선명하다. 입법조사처 자료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건의 73%가 아직 수사 중이고, 6개월을 넘겨 처리된 사건이 56.8%에 달했다. 그런데도 무죄율은 10.7%로 일반 형사사건 평균 3.1%의 세 배를 넘었고, 유죄가 나온 49건 중에서도 집행유예율이 85.7%로 일반 형사사건(36.5%)의 두 배 이상이었다. 법인에 부과된 벌금은 20억원짜리 한 건을 빼면 평균 7280만원에 그쳤다. 수사망은 넓게 펼쳐졌지만 실제 처벌 강도는 약하고, 그 사이 기업은 수개월씩 수사 불확실성을 떠안는 구조다.

83만 영세업자에게 떨어진 유예 종료

2024년 1월 25일 여야는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추가 유예 법안 처리에 합의하지 못했고, 이틀 뒤인 1월 27일부터 법은 소규모 사업장까지 전면 적용됐다. 당시 정부는 경영난을 겪는 83만 영세업자의 처지를 언급하며 유예 연장을 추진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고용노동부 실태조사에서는 50인 미만 사업장의 법 준수 가능 응답률을 두고도 59.2%와 81%라는 서로 다른 수치가 노동계와 경영계에서 각각 인용되며 해석 다툼이 벌어졌다. 안전관리 인력도 예산도 부족한 사업장에 대기업과 같은 형사책임 기준을 그대로 적용한 결과가 어떤 모습일지는 아직 제대로 집계되지 않았다.

그래서 남는 질문

정부는 3년 동안 사고사망만인율 같은 보조지표가 개선됐다고 반박한다. 노동계는 처벌이 약해서 효과가 안 나는 것이지 법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둘 다 일리가 있는 반론이지만, 정책의 1차 목표였던 사망자 감소가 3년째 제자리인 것은 숫자로 확인된 사실이다. 형벌을 무겁게 하는 쪽으로 더 가는 선택과, 처벌보다 예방 인프라·안전투자 유인에 자원을 옮기는 선택 중 어느 쪽이 사망자 곡선을 실제로 꺾을지는 다음 3년의 숫자가 답해줄 문제다.


분석 근거: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헤럴드경제 보도), 한국경제, 아주경제, 노컷뉴스, SBS Biz.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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