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원전을 다시 켰다…미국은 재가동, 한국은 시공판에 섰다
AI는 지금 지구상에서 가장 빠르게 부풀어 오르는 전력 소비자이고, 그 전기를 확보하려는 싸움이 원자력의 운명을 뒤집고 있다. 미국은 해체 절차에 들어간 상업 원전 3기의 스위치를 다시 올리는 중이다. 2023년 4월 마지막 원전 3기를 끊은 독일은, 그 유휴 부지에 AI 데이터센터를 짓는 안을 꺼내들었다. 정치가 아니라 전기 수요가 에너지 정책의 우열을 매기는 장면이다.
문 닫은 원자로에 다시 불을 켜는 미국
재가동 대상은 미시간 팔리세이즈(2027년 3월 목표), 펜실베이니아 크레인 클린 에너지 센터(2027년), 아이오와 듀안 아널드(2029년)다. 합계 2.25GW로 약 200만 가구를 돌릴 규모며, 에너지부는 최대 44억 달러의 대출을 붙였다. 해체 단계에 들어간 상업 원전의 재가동은 사실상 처음 나오는 시도다. 전기를 사겠다고 계약서에 서명한 쪽은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다.
20년짜리 계약서가 자금을 끌어당겼다
구글은 컨스텔레이션과 890MW 규모의 20년 장기 구매계약(PPA)을 맺었다. 이 수익 확정성을 바탕으로 컨스텔레이션이 43억 달러를 넘게 투자해 일리노이·뉴저지·펜실베이니아 6개 소 11기를 개량한다. 별도로 기존 원전에서 2,700MW를 15년간 사들이기로 했다. AWS도 캘버트 클리프스에서 690MW를 20년간 확보했다. 세금 보태기가 아니라 기업의 장기 계약이 투자를 이끈 구조라는 점이 핵심이다.
원전을 끊은 독일, 이제 그 땅이 필요하다
독일은 2023년 4월 15일 에믈란트·이자르 2·네카르베스트하임 2를 끊으며 원자력에서 손을 뗐다. 그런데 블룸버그는 10월 22일 유휴 원전 부지가 AI 데이터센터 부지로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데이터센터 용량을 두 배로 늘리는 독일 정부 계획을 다룬 DW 보도와 맞물린다. JP모건은 유럽 데이터센터 전력수요가 2030년까지 연 89TWh 늘고, 유럽 원자력 발전 비중은 2024년 23.35%로 두 해 연속 상승했다고 짚었다. 구글은 9월 핀란드 포툼과 22년 계약을 맺어 로비이사 원전 출력의 절반까지 사들이기로 했다. 탈원전이라는 정치적 결정과 AI 시대의 전력현실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대목이다.
| 사업 | 내용 |
|---|---|
| 미국 원전 3기 재가동 | 팔리세이즈·크레인·듀안 아널드, 합계 2.25GW |
| 구글–컨스텔레이션 | 890MW·20년 + 2,700MW·15년, 개량 투자 43억 달러 |
| AWS–컨스텔레이션 | 캘버트 클리프스 690MW·20년 |
| 삼성물산–카이로스 | 최대 1억 달러, 테네시 50MW SMR 시공 참여 |
| 한수원(미국) | AP1000 6기에 이은 APR1400 2기 추진 |
한국은 이미 판매자 쪽에 앉아 있다
삼성물산은 9월 미국 SMR 개발사 카이로스 파워에 7,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직접 투자와 기술용역을 합치면 최대 1억 달러다. 4월 착공한 테네시 오크리지의 50MW 원전 '헤르메스 2'에서 발전시스템 시공을 맡고, 미국 내 상업로 건설 EPC 우선권도 확보했다. 카이로스가 이 프로젝트로 조달한 6억 4,300만 달러 가운데 2억 7,500만 달러는 에너지부 몫이다. 한수원은 APR 원전 운전사 협의체 APROG를 법인으로 전환하는 절차를 시작했다(조선비즈 10월 22일 보도). 웨스팅하우스 AP1000 6기에 이어 APR1400 2기를 짓는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틀과 1,200억 달러 규모 전략투자펀드가 배경이다. 체코 두코바니 2기 공사도 진행 중이다.
반론: 노후 원전 재가동은 공짜가 아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보도는 고령 원자로의 안전성 논란과 일정 지연 가능성을 함께 짚었다. 재가동 비용이 예상을 넘길 위험, 2029년 이후에야 나올 전력이란 시간표도 걸림돌이다. 원전 확대가 곧 저렴한 전기로 이어진다는 보장도 없다.
전기 가격과 공급 안정이 AI 패권의 밑바탕이라는 점은 숫자가 이미 보여준다. 한국은 반도체에 이어 에너지에서도 판매자 쪽에 앉았다. 다만 수주가 실적으로 굳으려면 공사 기간과 원가 경쟁력에서 밀리지 않아야 한다. 그 판정은 계약서가 아니라 준공 시점에 난다.
분석 근거: Los Angeles Times(TechRadar 재보도), SiliconANGLE, Bloomberg, DW, Euronews(JP모건 리서치 인용), UPI, Neutron Bytes, 조선비즈.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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