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사진 한 장으로 암 사망 위험 예측하는 AI
얼굴 사진 한 장으로 암 환자의 사망 위험을 예측하는 AI가 나왔다. 이 도구는 환자의 나이 추정과 위험 점수 계산을 각각 담당하는 두 개의 AI로 구성돼 있으며, 생존 예측 AI는 얼굴 사진을 분석해 0점부터 1점까지 위험 점수를 매긴다. 이번 연구는 미국 하버드대 의대 계열 의료연구기관 매스제너럴브리검 연구진이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의학 학술지 '랜싯 디지털 헬스'에 실렸다.
연구에 참여한 방사선종양학 전문의 레이먼드 맥 교수는 "AI를 활용하면 얼굴 사진 한 장만으로도 생리적 예비력과 사망 위험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0.9점 이상 환자 절반이 90일 안에 사망
분석 결과 위험 점수가 높을수록 사망 위험도 컸다. 위험 점수가 0.9점 이상인 환자의 절반은 방사선 치료 후 90일 이내에 숨졌다. 점수에 따른 생존율 격차도 뚜렷했다. 점수가 가장 낮은 집단의 5년 생존율은 78.1%였지만, 가장 높은 집단은 17.7%에 그쳤다. 실제 나이보다 5살 이상 늙어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사망 위험이 21% 높았다.
이런 예측 성능은 환자의 연령과 성별, 인종, 암 종류가 다른 집단에서도 확인됐다. 네덜란드 암 환자 약 4900명을 대상으로 한 별도 검증에서도 얼굴 분석 결과와 생존율의 연관성이 확인됐다. 연구진이 주목한 것은 AI가 얼굴의 어느 부위를 보는지였다. 생존 예측 AI는 주로 콧등과 눈 바로 아래를 근거로 위험도를 평가했고, 나이 추정 AI는 팔자주름과 이마, 관자놀이 등을 주로 살폈다. 다만 AI가 해당 부위에 주목하는 구체적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맥 교수는 이런 결과를 확인한 뒤 히포크라테스의 기록을 떠올렸다고 밝혔다. 히포크라테스는 눈과 관자놀이가 움푹 꺼지고 코가 뾰족해지는 모습 등을 죽음이 임박했을 때 나타나는 신체 징후로 기술한 바 있다.
영국 서리대 영상처리·머신러닝 전문가 미로스와프 보버 교수는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외부 전문가로, 이번 연구를 "흥미롭고 탄탄한 연구"라고 평가했다. 보버 교수는 네덜란드 암 환자 약 4900명으로 구성된 독립 집단으로 예측 성능을 검증한 점을 주요 강점으로 꼽았다.
다만 보버 교수는 AI가 기존 의료진의 판단을 넘어서는 새 정보를 제공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보버 교수는 "이번 연구는 AI가 의사들은 알아차리지 못하는 무언가를 포착하는지 여부를 검증하지 않았다"며 "임상적으로 유용한 정보를 추가로 제공한다는 점도 입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보버 교수는 연구에서 언급된 '생물학적 나이'에 대해서도 AI가 실제 신체의 노화 과정을 직접 측정한 것이 아니라 얼굴 외형을 바탕으로 나이를 추정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보버 교수는 이번 연구가 방사선 치료를 받는 암 환자의 얼굴 외형과 생존율 사이에 통계적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줬다며, AI가 환자의 사망 위험을 구분할 수 있다는 사실이 곧 개인의 정확한 생존 기간을 예측하거나 그 원인을 설명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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