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의 1만7000건, 가결은 7%대… '혼자 표결한 국회' 성적표
22대 국회는 지금 두 장의 성적표를 들고 있다. 국회사무처는 "역대 최대 입법 성과"라고 말하고, 의안 통계는 역대 최저 가결률과 역대 최다 일방 표결을 보여준다. 같은 국회에서 나온 숫자인데 결론이 정반대다. 어느 쪽이 실상에 가까운지는 수치를 펼쳐보면 답이 나온다.
법안 1만7000건의 허상
22대 국회 전반기 2년(2024년 5월~2026년 6월) 동안 제출된 법안은 1만7485건이다. 이 중 상임위 문턱을 넘은 것은 4427건, 처리율 25.3%다. 나머지 1만3058건은 서류 더미로 남았다. 발의 주체별 격차도 뚜렷하다. 정부 발의 법안의 처리율은 38.1%, 의원 발의는 22.5%다. 법안 수로 실적을 쌓는 의원 입법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준다.
법사위가 혼자 표결한 192건
더 큰 문제는 통과 방식이다. 국회사무처가 나경원 의원실에 제출한 '국회 비합의 의사진행 통계'에 따르면 여야 합의 없이 상임위와 소위에서 일방 표결된 안건은 320건으로 역대 최다다. 앞선 국회와 비교하면 격차가 드러난다.
| 국회 | 일방 표결 건수 |
|---|---|
| 18대 | 44건 |
| 19대 | 10건 |
| 20대 | 7건 |
| 21대 | 61건 |
| 22대(전반기) | 320건 |
편중도 심하다. 법제사법위원회가 192건으로 전체의 60%를 차지한다. 20대 국회 법사위의 일방 표결은 0건, 21대는 9건이었다. 과학기술방송통신위 61건, 행정안전위 23건을 더하면 세 곳에서 전체의 86%가 처리됐다. 300석 중 161석을 가진 여당이 상임위원장 18곳 중 11곳까지 가져간 구도에서 다수결이 심의를 대신했다.
국회사무처가 내놓은 반대 성적표
국회사무처는 다른 자료로 맞선다. 법률반영률 27.4%, 반영 건수 5083건으로 역대 전반기를 웃돈다는 것이다.
| 국회 | 법률 반영 건수 | 반영률 |
|---|---|---|
| 19대 | 2,960건 | 28.8% |
| 20대 | 3,548건 | 26.6% |
| 21대 | 4,516건 | 29.5% |
| 22대 | 5,083건 | 27.4% |
일리 있는 반박이다. 다만 이 수치의 72%는 대안반영폐기, 즉 발의한 법안이 온전히 통과한 것이 아니라 다른 법안에 조항 일부로 들어간 경우다. 원안가결 730건, 수정가결 383건과는 결이 다른 실적이다. 상임위 가결률 7.42%로 역대 최저라는 언론 보도(동아일보)가 나오자 제시된 해명이라는 맥락도 함께 읽어야 한다. 자료 공개 주체가 야당 의원실이라는 점에서 숫자 싸움 자체가 정치 공방의 연장이다.
폐기 구조는 반복된다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 2만5858건 중 63.3%인 1만6379건이 임기 만료로 사라졌다(국회입법조사처). 22대 국회도 같은 궤적이다. 발의는 불리고 처리율은 제자리인 구조는 여야 어느 쪽 책임이 큰지를 따지기 전에 국회 전체의 부실로 기록된다. 후반기에 들어선 지금, 이 기록을 되돌릴 계기는 아직 없다.
11월 정기국회가 법안과 예산의 표결기에 들어갔다. 161석이라는 숫자가 심의를 대신하는 한 국회의 성적표는 두 장으로 남는다. 유권자가 물을 것은 반영률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법안이 어디로 갔는지다.
분석 근거: 뉴시스, 프레스데일리, 쿠키뉴스, 허핑턴포스트 코리아, 동아일보 보도 및 국회사무처·국회입법조사처 자료.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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