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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여행사, 1년 만에 코드 79%를 AI가 쓴다

김인환김인환 기자· 2026. 11. 9. AM 8:06:18· 수정 2026. 11. 9. AM 8:41:45

영국 온라인 여행사 러브홀리데이(loveholidays)의 코드 변경 10건 중 8건은 이제 AI 손을 거친다. 1년 전 이 비중은 7%였다. 이 숫자는 OpenAI가 2026년 11월 초 공개한 자사 고객사례 기준이어서 제3자 검증은 없다. 그래도 눈길을 끄는 대목은 따로 있다. 같은 기간 개발자 수는 거의 그대로였는데 소프트웨어 배포는 73% 늘었다. 인원을 늘려서가 아니라 일하는 방식을 바꿔서라는 뜻이다.

마케팅팀이 외주 대신 몇 시간 만에 페이지를 만들었다

러브홀리데이는 런던에 본사를 둔 온라인 여행사다. 유럽 8개 시장에서 패키지 여행상품을 판다. 도입한 도구는 OpenAI의 코덱스(Codex)다. 사람이 요구를 말하면 AI가 코드로 바꿔주는 코딩 도구다. 핵심은 이걸 개발실 밖까지 열었다는 점이다. '서치 플레이그라운드'라는 내부 도구에 기획자와 마케터가 아이디어를 넣으면 동작하는 화면이 나온다. 1년간 새 검색 기능이 10개 넘게 나왔고 대부분 비개발자가 만들었으며 3개는 지금 실제 사이트에 돌아간다. 마케팅팀은 원래 외주 에이전시에 맡기던 이벤트 페이지를 직접 몇 시간 만에 지었다.

뒤편의 데이터 관리 조직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사내 데이터플랫폼 변경을 각 팀이 스스로 처리해 성공한 비중이 58%에서 93%로 올랐다. 지원 요청 한 건당 밀어낼 수 있는 변경은 4배로 늘었다. 클라우드 저장소 비용은 연 3만6천파운드, 데이터 처리 낭비는 약 10만파운드 줄었다. 둘을 합치면 연간 13만6천파운드다.

법무 쪽에서는 NDA 검토 부담이 20배 넘게 줄었다

같은 주간 OpenAI는 스웨덴 법률AI 회사 레고라(Legora) 사례도 공개했다. 레고라의 자체 법무팀은 비밀유지계약(NDA) 검토에 팀 처리량의 약 20%를 쓰고 있었다. 과거 계약을 분석해 기준을 세우고 AI가 1차 검토를 맡게 바꾸니 이 비중이 1% 미만으로 떨어졌다. 레고라가 공개한 포춘 100대 기업 고객은 계약 처리 시간이 90% 줄었고 변호사 한 명이 주당 9.5시간을 돌려받았다. 평일 기준 매일 2시간 가까운 시간이다. 소송·실사 비용 2천만달러 이상을 아꼈다는 주장도 붙어 있다.

회사붙인 업무지표변화출처
러브홀리데이(영국·온라인 여행)코드 변경·배포AI 관여 코드 변경 비중7%→79%(1년)OpenAI 고객사례
러브홀리데이데이터플랫폼 셀프서비스변경 성공률58%→93%OpenAI 고객사례
레고라(스웨덴·법률AI)사내 NDA 검토팀 처리량 중 검토 비중약 20%→1% 미만OpenAI 고객사례
레고라 고객(포춘 100대 기업)계약 검토·실사계약 처리 시간90% 단축OpenAI 고객사례

10건 중 8건을 AI가 쓰면 누가 읽어주나

해커뉴스와 레딧의 실무자들은 이런 발표의 뒷면부터 본다. r/AI_Agents의 한 글은 요즘 코드 리뷰 풍경을 전한다. AI 리뷰봇의 지적 9건에 "고쳤다"고 답한 개발자가 실제로 고친 건 2건뿐이었다. 아무도 호출하지 않는 함수를 AI가 만들어 놓고 눈치챈 사람이 없었다는 이야기도 붙어 있다. 해커뉴스 토론에서도 한 댓글은 "AI 코드 검수는 돌릴 때마다 뭔가를 또 찾아낸다"며 체감이 줄어드는 지점이 온다고 적었다. 익명 커뮤니티 발언이지만 가리키는 문제는 뚜렷하다. AI가 쓰는 양이 많아질수록 읽고 확인할 사람의 시간도 그만큼 필요하다. 러브홀리데이가 "모범 사례와 검증을 워크플로에 박아 넣는다"고 강조한 대목이 바로 이 조건이다. 79%라는 숫자는 검증 장치가 있어야만 유지되는 숫자다.

한국은 도입 이전에 권한 문제로 막힌다

러브홀리데이가 한 일은 도구 구매가 아니라 권한 재배분이었다. 기획자와 마케터가 사내 시스템에 직접 변경을 넣고 배포까지 한다. 한국 기업의 구조는 다르다. 개발 권한은 내부 개발조직과 SI 협력사에 닫혀 있고 사소한 변경도 변경관리 심사와 보안 점검을 거친다. 비개발자의 직접 배포는 보안 부서의 첫 반려 사유가 되기 쉽다. 같은 도구를 사들여도 7%에서 79%로 가는 길은 이 문턱에서 막힌다. 먼저 바꿔야 할 것은 감사 기준과 권한 설계다.

베낄 것은 숫자가 아니라 구조다

러브홀리데이의 숫자는 어디까지나 OpenAI가 고객 이름을 내걸어 공개한 홍보 자료 기준이다. 그럼에도 이 사례가 남기는 것은 분명하다. 효과를 만든 건 성능 좋은 모델이 아니라 검증 절차를 코드에 박아 넣고 권한을 다시 나눈 설계다. 한국 기업이 이 숫자를 볼 때 볼 지점도 거기에 있다. 도구 예산보다 변경 심사와 감사 규정을 다시 쓰는 일이 먼저다.


분석 근거: OpenAI 고객사례(loveholidays, Legora), Hacker News 토론, r/AI_Agents. 공개 자료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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