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94% 폭등에 석탄으로 돌아선 한국, 4조4천억 막은 건 재생에너지였다
수출 연간 1조 달러를 눈앞에 둔 나라와, 에너지 하나는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남의 것에 기대는 나라. 대한민국은 지금 이 두 얼굴을 동시에 갖고 있다. 올해 2월 말 이란발 전쟁이 호르무즈 해협을 흔들었을 때 드러난 건 반도체 수출의 저력이 아니라, 1차 에너지의 93.9%를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가 청구하는 값이었다.
전쟁 한 달 만에 94% 오른 가격
2월 말 분쟁 발발 이후 아시아 현물 LNG 가격은 94% 급등했고 유연탄 가격도 17~31% 올랐다(에너지 전문지 EOG Asia, 4월). 글로벌 공급망에서 사라진 LNG는 약 300억 입방미터, 이중 80% 이상이 중동발 공급 차질이었다(The Independent).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석유의 4분의 1, LNG 선적 물량의 5분의 1이 지나는 해로다. 한국이 이란산을 직접 사지 않아도 가격과 물량 충격은 한 몫으로 돌아온다.
석탄으로의 귀환은 감정이 아니라 계산이었다
정부는 3월 석탄화력 가동률 상한을 해제하고 원자력 출력을 늘려 LNG 화력 의존도를 줄이는 대응에 나섰다(아사히신문, 3월 16일). 일본도 같은 길을 골랐다. 발전 연료비 상승은 7월부터 국내 전력 비용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동아일보, 7월 16일). 탈석탄 기조 아래 절제해온 석탄발전이 전쟁 한 번에 다시 기저부하 자리로 돌아온 셈이다.
4조4148억원, 태양광과 풍력이 아니었다면
여기서 주목할 숫자가 하나 있다. 국내 재생에너지 확대가 최근 5개월간 화석연료 전력구입비 4조4148억원을 아꼈다는 분석이 나왔다(ESG조선, 9월 14일). LNG 전력구입비는 2022년 대비 3조1409억원(-23.7%), 유연탄은 1조2739억원(-12.0%) 줄었다. 재생에너지는 기후 선언문이 아니라 외환을 지키는 방파제였다는 사실이 숫자로 확인된 셈이다.
93.9%, 30년 동안 4%포인트밖에 못 낮춘 숫자
| 지표 | 수치 | 시점·출처 |
|---|---|---|
| 1차 에너지 수입의존도 | 93.9% | 2023년, 에너지경제연구원 |
| 원유 수입 중동 비중 | 71.5% | 2024년, 석유공사 |
| 호르무즈 해협 경유 원유 | 약 60% | YTN, 2026년 4월 |
| LNG 중동산 비중 | 약 20% | 가스공사, 2025년 기준 |
1차 에너지 수입의존도는 2000년 97.8%에서 2023년 93.9%로 떨어졌다. 30년간 4%포인트다. LNG는 카타르·오만 등 중동산 비중이 약 20%로 수입처 다변화가 진전된 편이지만, 현물 가격은 중동 사태에 따라 움직인다. 다변화는 물량을 지켜줘도 가격은 지켜주지 못한다는 뜻이다.
| 전쟁이 흔든 것 | 규모 |
|---|---|
| 아시아 현물 LNG 가격 | +94% |
| 유연탄 가격 | +17~31% |
| 증발한 글로벌 LNG 공급 | 약 300억 m³ (80% 이상 중동발) |
임시 조치라는 반론, 그리고 흘려보낸 기회
정부 입장도 분명하다. 전시 에너지 안보에서는 공급 중단을 막는 게 최우선이며 석탄 가동 상한 해제도 사태 수습 후 원상 복귀를 전제로 한 임시 조치라는 것이다. 우라늄의 에너지 밀도를 감안하면 원자력 증산이 중장기 정답이라는 평가도 있다. 실제로 시장은 반전됐다. 글로벌 LNG 공급이 늘며 장기계약을 맺기 유리한 국면이 열렸다.
그러나 같은 시기 정부의 LNG 수요 전망이 늦어지면서 가스공사와 발전사의 장기계약 의사결정이 지연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위기가 열어준 저가 물량 확보 기회를 행정 속도가 흘려보낸 것이다.
다음 호르무즈 사태는 달력 문제지 가정 문제가 아니다. 그때 4조4천억의 방파제가 두 배가 돼 있을지, 석탄 굴뚝이 또 깜빡일지는 지금 세우는 계통과 계약이 결정한다. 수출 1조 달러 강국의 성적표는 관세가 아니라 에너지 수입란에서 깎인다.
분석 근거: 아사히신문·동아일보·The Independent·EOG Asia·ESG조선 보도, 한국가스공사·한국석유공사·한국에너지경제연구원(KEEI) 통계.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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