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간접촉 시 결핵 발병 위험, 일반인보다 7배 높아
질병관리청은 20일 '2025년 결핵 역학조사 결과'를 발간했다. 결핵환자와 접촉한 사람 중 추가 결핵환자가 발견된 비율은 10만 명당 232.7명으로, 국내 전체 인구의 결핵 발생률(10만 명당 33.5명)의 약 7배였다.
국내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여전히 높은 편이다. 2024년 기준 OECD 38개국 중 한국의 결핵 발생률은 2위, 사망률은 3위다. 지난해 국내 결핵환자 1만 7070명 가운데 65세 이상은 1만 669명으로 62.5%를 차지했다. 접촉자 가운데서는 고령층에서 결핵이 발병할 위험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80세 이상 접촉자에서 추가로 발견된 결핵환자는 96명으로 전년(62명)보다 54.8% 늘었다. 이 연령대의 발생률은 10만명당 496.0명으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65~79세는 207.6명, 5~18세는 185.6명, 19~64세는 154.2명이었다.
가족 접촉이 특히 위험했다. 가족 접촉자의 추가 결핵환자 발생률은 10만명당 1517명으로 집단시설 접촉자보다 약 3.6배, 일반 인구보다 17.1배 높았다. 질병관리청 연구진은 가족이 같은 공간에서 장시간 밀접하게 생활하는 특성이 결핵 전파 위험을 높인 것으로 분석했다.
그런데 접촉 위험이 가장 큰 고령층의 잠복결핵 치료 시작률은 가장 낮았다. 잠복결핵은 결핵균에 감염됐지만 증상이나 전염성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지난해 잠복결핵 치료 대상자 1만 2524명 중 치료를 시작한 사람은 6933명으로 55.4%였다. 연령별로는 5~18세 86.4%, 19~64세 81.5%, 65~79세 48.5%였지만 80세 이상은 12.6%에 불과했다.
고령층이 치료를 꺼리는 배경에는 부작용 우려가 있다. 고령층은 만성질환이 있거나 여러 약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약물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할 위험이 크다. 실제 국내 잠복결핵 치료자 1만 1913명을 분석한 연구에서 76세 이상 치료자가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할 위험은 5세 이하 치료자보다 9.09배 높았고, 대표적인 부작용은 피부 이상반응과 간 기능 이상이었다. 성인의 폐결핵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백신은 아직 없다. 현재 유일하게 허가된 결핵 백신(BCG)은 영유아의 중증 결핵 예방에는 효과가 있지만 청소년과 성인의 폐결핵 예방 효과는 제한적이다.
질병청은 고령층 접촉자의 검진과 치료 참여를 유도하고, 잠복결핵 미치료자에 대한 추적관찰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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