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생성형 AI 업무 활용 전면 허용
삼성전자가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등 외부 생성형 인공지능(AI) 도구의 사내 업무 활용을 전면 허용하는 방침을 결정했다. 이는 민감한 내부 자료 유출 사건 이후 강화했던 보안 조치를 완화하고, AI 기술 활용을 통한 혁신을 모색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전 세계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빅테크 기업과 골드만삭스, 맥킨지 같은 금융·컨설팅 기업들은 이미 생성형 AI를 업무에 통합하며 생산성 향상을 꾀하고 있어, 삼성 역시 이러한 기술 흐름을 외면하기 어렵다.
기회 측면에서는 AI가 단순 비용 절감을 넘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 AI 스마트폰, AI 가전, AI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등의 시장이 열릴 수 있다. 특히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 속에서 AI는 삼성의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할 카드가 될 수 있다. 반면 위협으로는 정보 유출, 특히 반도체 설계 정보 등 국가 핵심 기술이 외부 AI로 흘러갈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과 중국 간 AI 패권 경쟁 속 기술 안보 리스크, 저작권 문제, 보안 사고, 잘못된 정보 생성 등도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궁극적으로 삼성이 풀어야 할 과제는 명확하다. AI를 개방하되, 통제는 더욱 정교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이제 관건은 'AI를 쓰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쓰느냐'가 되었다. 안정·효율 중심, 실패 최소화 방식에 강점을 보여온 한국 기업은 AI 시대에 생존하기 위해 변화해야 한다. AI는 완벽하게 통제된 상태에서만 활용 가능한 기술이 아니며,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와 실험을 감수해야 한다. 중국 기업은 이미 저가형 AI 모델로 시장을 흔들고 있고, 미국은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AI 생태계를 장악했다. 규제와 보안 논리만 붙들고 머뭇거린다면 한국 기업은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AI를 무조건 개방하는 것도, 지나치게 틀어막는 것도 미래를 포기하는 일이다. 삼성의 이번 결정은 이러한 균형점을 찾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AI 시대 기업 경쟁력은 기술 자체보다 조직의 학습 속도에서 갈린다. 얼마나 많은 직원이 AI를 자연스럽게 활용하고 업무 혁신을 이루느냐가 핵심이 될 것이다. 삼성의 AI 개방은 단순한 사내 규정 변경을 넘어, 한국 기업 문화 전체가 변화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과거 '빨리빨리' 문화가 산업화 시대 경쟁력이었다면, AI 시대에는 '얼마나 빠르게 학습하느냐'가 새로운 경쟁력이 될 가능성이 있다. 삼성도 결국 이 현실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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