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균 50조 세수 오차에 근거 공개 의무화 법안 발의
최근 4년간 세수 예측이 연평균 50조원 넘게 빗나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정부에 예측 근거 공개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세수 오차 실태와 법안 발의 배경
감사원 감사 결과 지난 4년간 연평균 50조원을 웃도는 세수 오차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수 오차란 정부가 세금 수입을 예측한 금액과 실제 걷힌 금액 사이의 차이를 뜻한다. 이른바 '52조 세수결손' 사태로 불린 최근의 대규모 세수 부족 사태에서 예측이 얼마나 부정확했는지가 드러나면서 정부 세수 예측의 투명성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세수 오차를 줄이기 위한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법안의 핵심은 기획재정부 등 세수 예측을 담당하는 기관이 추경이나 본예산을 편성할 때 세수 추계의 근거를 문서로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정부는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세수 추계치를 발표해 왔지만 구체적인 산출 과정은 상당 부분 비공개로 남아 있었다.
법안의 핵심 내용과 적용 대상
법안이 통과되면 정부는 세수 예측에 활용한 거시경제 변수, 항목별 추계 방식, 가정과 전제를 예산 서류에 담아 공개해야 한다. 또 예측치가 실제와 크게 어긋난 경우 그 원인 분석 자료도 제출하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적용 대상은 기재부의 연도별 세입·세출 예산안과 추경안, 나아가 세법 개정 시 세수 증감 추계에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재정 전문가들은 근거 공개 의무화가 단순한 행정 절차 개선을 넘어선 효과를 갖는다고 본다. 추계 과정이 공개되면 국회와 감사기관, 시장 참여자가 정부 전망의 낙관 편향을 실시간으로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세수 부족 사태에서 정부가 경기 회복을 과도하게 낙관한 전망치를 유지하면서 세수결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찬반 논쟁과 시장 영향
입법 필요성을 주장하는 쪽은 재정 건전성 확보를 근거로 든다. 연 50조원 규모의 추계 오차는 채무 증가와 지출 삭감으로 이어져 결국 국민 부담과 복지 재원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국회 차원의 검증이 어려운 비공개 추계 관행을 유지해서는 같은 오차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반대 우려도 존재한다. 정부는 경기 변수와 세법 개편이 얽힌 세수 추계의 특성상 근거를 모두 공개하면 과세 자료 추정 기법이 노출되고 시장이 특정 방향으로 과잉 반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낼 수 있다. 다만 공개 수준과 범위를 조정하는 방식의 타협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채권시장에서는 투명성 강화가 장기적으로 국고채 신뢰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입법 절차와 전망
국정감사가 마무리된 만큼 국회의 일정이 입법과 예산 심사로 넘어가는 시점이어서 법안 처리 속도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여야 모두 재정 투명성 확보에 공감대를 갖고 있어 기재부 소관 법안 심사에서 진통은 있더라도 원칙적 찬성으로 수렴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추계 공개 범위와 미공시 시 제재 수위를 두고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실효성은 집행에 달려 있다. 근거 자료를 형식적으로 제출하는 데 그치지 않도록 국회 예산정책처와 감사원의 후속 검증 기능이 함께 강화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며 재정 지출 규모가 커진 상황에서 세수 추계의 정확도와 투명성은 향후 예산 편성의 신뢰도를 가르는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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