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폭염, 발전소 가동 중단으로 에너지 공급망 위협
올여름 유럽을 휩쓴 기록적인 폭염이 전력 생산에 차질을 빚으며 에너지 공급망에 부담을 주고 있다. 프랑스 등 여러 국가에서 역대급 고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냉방 수요는 폭증하는 반면 발전소 운영은 제한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1947년 이후 가장 더웠던 6월 23일을 포함해 44°C를 넘는 기온이 관측되었다. 이러한 고온은 원자력 발전소들이 냉각수로 사용하는 강물의 수온을 높여 일부 원자로 가동을 중단시키거나 출력을 낮추는 결과를 낳았다.
프랑스 남부 골프슈 원자력 발전소 2호기가 냉각수로 사용되는 가론강 수온 상승으로 2026년 6월 22일 오후 11시 45분경 가동을 중단했다. 발전소 운영사 EDF는 이를 예방 조치라고 밝혔다. 발전소는 가론강에서 물을 취수해 장비 냉각에 사용한 뒤, 규제 기준을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 약간 높아진 온도로 강에 방류한다. 당시 예상 수온은 28°C였으나 이를 초과하면서 발전소 운영자는 가동을 멈췄다. 프랑스 원자력 설비를 운영하는 EDF는 전국적으로 다른 원자로들의 출력도 제한하고 있다. EDF는 노장쉬르센 발전소의 원자로 1기가 2026년 6월 23일 화요일 기준으로 출력을 낮췄으며, 주 후반에 더 많은 원자로에서 유사한 조치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2025년 7월, 프랑스에서는 폭염으로 약 7기가와트(GW) 규모의 원자력 발전량이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프랑스 전력망 운영사 RTE는 전력 수요 충족 능력에 심각한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원자력 발전소 가동 제한은 여름철 전력 공급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유럽의 에너지 공급은 기후 변화로 인한 극한 날씨에 더욱 취약해지고 있다.
원자력 외 다른 발전 방식도 극한 더위의 영향을 받고 있다. 수력 발전소는 건조한 날씨로 인한 수량 감소로 발전량을 줄이거나 가동을 중단하는 경우가 잦다. 2025년 1월부터 5월까지 유럽의 높은 기온과 낮은 수량 조건으로 수력 발전 공급량은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영국에서는 5개의 가스 발전소가 고온으로 약 2.5GW의 출력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온이 설비에 부담을 주고 냉각탑 효율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에너지 정보 제공 업체 몬텔의 장-폴 하레만 이사는 냉방 수요 급증이 유럽 전력망에 가장 큰 부담을 주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냉방 기술 의존도가 낮았던 국가들에서도 에어컨 사용이 증가하고 있으며, 영국 가정의 에어컨 보급률은 2022년 이후 약 두 배로 늘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냉방을 위한 에너지 소비량은 2050년까지 2023년 대비 두 배로 증가한다. 이는 기후 변화로 인한 잦고 강렬해지는 폭염 추세와 맞물려 전력망 과부하 위험을 증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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