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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값'이라던 생리대 정책, 실제 공급률은 11%였다

류근웅류근웅 기자· 2026. 10. 28. PM 7:05:52· 수정 2026. 10. 28. PM 7:06:00

'모두의 생리대'는 지금 두 개의 얼굴을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공공생리대 공급 뒤 가격이 "절반값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28일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숫자는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시범사업 3개월간 공급량은 계획의 11.5%에 그쳤고, 시중 소매가는 내리지 않았다.

'절반값'은 시장 가격이 아니라 조달단가였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의 '절반값' 발언이 소비자 구매 가격이 아니라 정부 계약 조달단가에 대한 것이라고 짚었다. 시중 소매가는 인하되지 않았고 정부가 사들이는 값만 내려갔다는 지적이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가격 안정이 주된 목적은 아니었지만 실질적으로 가격 안정 효과가 있다는 것은 여러 매체나 실제 마트, 온라인 등을 통해 확인되고 있었다"고 답변했다. 목표가 바뀌었거나 근거가 바뀌었거나 둘 중 하나다.

540만팩 계획에 62만팩 실적

지난 1월 대통령이 "기본적인 품질을 갖춘 생리대를 싸게 만들어 무상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시작된 사업은 7월 12개 지역 공공시설 500여 곳에서 출발했다. 7~9월 공급량은 61만9600팩(2개입). 올해 예산 32억원에 반영된 연간 계획 540만팩의 11.5%다. 4분기에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연간 공급량은 계획의 약 23%에 그친다. 수요를 몰랐거나 공급 규모를 잘못 잡았거나 둘 중 하나다.

구분수치
연간 공급 계획(예산 32억원)540만팩
7~9월 공급 실적61만9600팩(2개입)
계획 대비 공급률11.5%
연간 추세 환산 시약 23%

검증보다 먼저 움직인 480억원

성평등가족부는 시범사업 성과를 평가한 뒤 확대 여부를 정하겠다고 밝혔으나 지급기 설치가 9월에야 끝나 소진량 파악은 10월부터 가능하다. 그 사이 2027년 예산안에는 국비 228억원(지방비 약 252억원을 합치면 총 480억원)이 이미 반영됐다. 국비만 놓고 보면 올해의 7.1배다. 물가 대책으로 출발한 사업이 1년 만에 229개 지역을 상대로 하는 상시 무상공급 사업으로 바뀌는 동안, 그 타당성을 뒷받침할 실적 데이터는 아직 없다.

연도예산비고
2026(시범, 12개 지역)32억원전액 국비
2027(전국 229곳)국비 228억원·총 480억원서울 30%·그 외 지역 50%만 국비

목포 1위, 수원 7위 — 잣대가 사라진 배분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이 성평등가족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서는 7~9월 물량의 36%가 목포시와 광주 북구에 몰렸다. 19~50세 여성 인구가 27만 명으로 가장 많은 수원시의 물량(400박스)은 목포(1285박스)의 3분의 1, 전체 7위에 그쳤다. 성평등가족부는 인구가 많다고 수요가 많은 것은 아니라며 지역별 요구에 맞춰 납품한다고 설명한다. 다만 그 '요구'가 무엇을 기준으로 측정되는지에 대한 공식 잣대는 아직 없다.

반론 — "불필요하면 안 쓴다"

정부 쪽 논리에도 근거가 아예 없지는 않다. 원 장관은 내년 확대를 앞두고 연 2030 여성 간담회에서 불필요한 경우 이용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들었다고 밝혔다. 낮은 공급률은 오남용이 적다는 방증으로도 읽을 수 있고, 시범사업 초기 인지도 부족을 감안하면 4분기에 수요가 오를 가능성도 남아 있다. 월경 빈곤에 놓인 청소년의 접근성을 넓힌다는 사업 자체의 취지는 별개로 치러야 할 몫이다.

싸게 만든 다음에는 확인해야 한다

시장이 유통을 맡으면 가격이 수요를 말해준다. 정부가 사서 나누면 그 신호가 사라지고 남는 것은 계획 대비 실적이다. 11.5%라는 숫자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숫자의 원인을 밝히기 전에 국비가 7배 넘게 불어난 예산이 먼저 편성됐다는 데 문제가 있다. 성과 평가 결과가 나오기 전에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유일한 장치는 연말 예산 심사다.


분석 근거: 한국경제(2026.10.28 단독 보도), 헤럴드경제(2026.10.16 단독 보도), 뉴스1(2026.10.28 국감 보도, 2026.9.1 확대 계획 보도), 뉴시스.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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