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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연이 8개 상임위에 81건 입법 개선 건의

모민철모민철 기자· 2026. 10. 1. AM 3:42:23· 수정 2026. 10. 1. AM 4:34:50

중견기업연합회가 국회 8개 상임위원회에 걸쳐 81건의 입법 개선 과제를 한꺼번에 건의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3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 8개 상임위원회에 입법 개선 과제 81건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중견기업은 매출 규모 등에서 대기업 문턱에 들어서기 직전의 성장 단계에 있는 기업군을 가리킨다. 이들 기업이 규제와 제도 벽에 부딪혀 성장이 멈추는 이른바 '성장 사다리 붕괴'가 반복되는 만큼, 법과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 건의의 핵심 논리로 풀이된다.

왜 81건인가

중견기업연이 상임위별로 과제를 나눠 담은 것은 각 부처 소관 법령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세금, 고용, 산업, 공정거래 등 기업 활동 하나에도 여러 법이 얽혀 있는 탓에, 단일 법안 수정만으로는 실효가 제한적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8개 상임위원회에 동시다발으로 건의함으로써 국회 전반에서 중견기업 지원 논의를 확산시키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중견기업연은 이번 건의에서 기업 성장 사다리 강화를 핵심 방향으로 제시했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다시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넘어가는 단계마다 각종 지원 중단과 규제 강화가 이어지면, 기업 입장에서는 오히려 성장을 포기하는 것이 이득이 되는 역설이 생긴다. 실제로 매출 상한이나 지원 배제 기준 때문에 성장을 늦추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지적돼 왔던 터라, 법률상 성장 단계별 지원 체계를 다듬어 달라는 요구가 81건 과제의 뼈대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입법 과제의 담긴 내용과 영향

건의 과제는 규제 완화와 지원 제도 개선을 축으로 정리됐다. 중견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수직 계열망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중소기업과 달리 각종 정부 지원에서 배제되는 '샌드위치' 처지에 놓이기 쉽다. 이 구조를 법으로 바로잡아야 한다는 게 경제계의 오랜 주장이었고, 이번 건의는 그 주장을 구체적 법안 수정 리스트로 옮긴 결과물이다.

영향을 따져보면 81건 전수가 입법에 반영될 가능성은 낮다. 다만 여야 모두 기업 경쟁력 강화를 국가 성장 전략의 축으로 삼는 분위기인 만큼, 규제 개선형 과제부터 우선순위를 얻어 법안 통과를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산업통자중기위 소관 과제는 청문·심사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빠르게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정치권의 계산과 입법 절차 전망

입법 건의가 실제 법안으로 이어지려면 국회 발의, 상임위원회 심사,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 본회의 의결이라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상임위별로 나뉜 81건이 동시에 움직이기는 어려우며, 통상적으로는 정부나 의원 발의 형태로 산별 법률에 분산 반영되는 경로를 거치게 된다.

정치권의 반응은 아직 갈리지 않은 상태다. 기업 규제 완화에 우호적인 입장과 대기업 진입을 막아야 한다는 견제 논리가 공존해, 과제별 난이도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고용과 투자를 창출하는 주체로서 중견기업의 위상을 고려하면, 후보 과제의 상당수는 정기국회 기간 국정감사와 예산 심사를 계기로 입법 논의에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성장 사다리를 법으로 다시 세우려면

경영학자 켄 블랜차드는 리더십이란 자신이 아니라 타인의 성장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건의는 그 문장을 국가 차원으로 옮긴 셈이다. 정부와 국회가 기업의 성장 단계마다 손을 떼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81건이라는 숫자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이후 속도다. 건의서가 서랍에 묻히면 중견기업의 제도적 불안은 그대로 이어진다. 반대로 핵심 과제가 조기에 법안화되면 중견기업의 설비투자와 채용에 가시적 신호가 전달될 수 있다. 정기국회에서 산별 법안 처리 물량이 얼마나 쌓이는지가 이번 건의의 성패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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